"수박소통" vs "양두구육 소통"…과방위 또 파행

[the300]2소위원장에 조승래 민주당 의원 선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위)와 김영식 의원(오른쪽)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운영 방식 및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해 정청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여야 갈등으로 또다시 파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청래 과방위원장의 독선적인 의사진행에 반발해 퇴장하면서 반쪽짜리 회의가 됐다. 민주당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과방위는 18일 오전 소위원회 구성, 소관 부처 및 기관들의 결산 안건 처리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전날 정 위원장에게 일방적인 회의 개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 위원장과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 위원장이 앞선 두 차례 회의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과 협의 없이 이날 회의를 일방적으로 열었다고 주장했다.

박성중 의원은 "정 위원장은 과방열차는 늘 정시에 출발한다면서 국민의힘이 과방위 운영을 지연시킨다고 호도했다"며 "그 열차는 자기들 마음대로 운행하는, 폭주하는 설국열차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정 위원장은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상임위를 진행한다"며 "지금 민주당이 말하는 것을 듣다 보면 민주당스러운 꼼수소통이자 겉과 속이 다른 수박소통"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국회 과기정통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 위원장은 법적 절차에 따른 의사진행이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저는 국회법 절차를 짓밟은 적이 없다. 독재라고 하는 데 독재한 적 없다"며 "명예훼손이고 허위사실 유포라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세 차례 통화해 협조를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을 향해 수박소통이라는 말로 폄하하고 모욕한 것에 여당은 사과하라"며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여당을 양두구육식 소통을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영식 의원이 표결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다가오자 "의사진행을 방행하면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고발하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소관 부처 및 기관 관계자 출석 요구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한 데 반발해 퇴장했다. 이후 정회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시 회의장에 들어왔으나 정 위원장이 소위원회 구성 안건 처리에 나서면서 여야 간 설전이 다시 벌어졌다.

결국 소위원장 구성 안건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이 단독 처리했다.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1소위), 정보통신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 등 4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장을 조승래 민주당 의원으로,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을 정필모 민주당 의원으로 선임하는 내용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과방위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관련 법안을 심사하는 2소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게 됐다. 민주당은 전반기 과방위 2소위원장을 국민의힘(박성중 의원)이 맡은 만큼 당초 합의에 따른 소위원장 교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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