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임박한 與, 이준석 자리는?… '법적 분쟁' 비화하나

[the3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후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8/뉴스1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판단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결정했다. 조해진·하태경 의원이 제안한 이준석 대표의 당대표 복귀를 전제한 비대위 출범 방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비대위 전환으로 당원권이 정지된 이 대표 축출이 임박한 가운데 직무 복귀 여부를 놓고 법적 분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서병수 "이준석 복귀 불가" vs 조해진 "논의 대상 아니었다"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왼쪽 두 번째)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상임전국위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회의에서 비상상황 유권해석 안건을 40명 중 29명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비상상황은 비대위 전환 요건으로 앞서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에서 비상상황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비대위 전환을 위한 당헌 개정안의 경우 최고위 안과 조해진·하태경 안 중 최고위 안이 채택됐다. 전국위에 비대위원장·비대위원 임명을 요구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최고위 안은 대표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당대표와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가 끝나면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조해진·하태경 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조해진·하태경 의원은 전날 당대표 사고의 경우 비대위 존속 기한을 당대표 직무 복귀 시점으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당헌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전국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은 비대위 전환 관련 안건들이 전국위를 통과하면 이 대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의원은 "복귀 불가하다.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구성되면 그 즉시 최고위가 해산되기 때문에 당대표 지위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며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니고 당헌당규상 못박혀 있는 것이다. 누가 결론을 내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해진 의원은 비대위 출범 시 당대표 지위가 박탈되는지 여부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그 효과로 당대표 지위가 없어지는 것인지 해임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추후에 하자고 정리해서 오늘 의결은 비상상황이냐 아니냐는 해석만 의결하는 걸로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법적 대응 가능성에는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소송하기가 애매해질 수도 있다"며 "비대위 출범과 더불어 해임된 거라고 결정하면 오히려 법원에 무효시켜 달라고 할 수 있는데 결론을 안 내렸기 때문에 소송 대상이 모호해졌다"고 했다.



尹대통령 비판 이어간 이준석 "ARS 전국위로 비대위 출범시키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5월 16일 국회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대표,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6/뉴스1

비대위 전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상임전국위 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이제 사람들 일정 맞춰서 과반 소집해서 과반 의결하는 것도 귀찮은지 ARS(자동응답시스템) 전국위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려 한다"고 꼬집었다. 상임전국위가 9일 전국위에서 이날 의결한 안건들에 대한 표결을 ARS 방식으로 진행하는 데 대한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보다 앞서 윤 대통령과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핵심인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선출된 당대표가 당내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게 내부총질이라는 인식도 한심한 게 당대표가 말하는 게 정론이고 그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보통 반기를 드는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권선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문자메시지에서 이 대표를 '내부총질만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그래픽을 공유하며 "지지율 위기의 핵심이 뭔지 국민들은 모두 다 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핵심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며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3명의 후보를 밀었던 삼성가노(三姓家奴) 아니냐. 그런 사람이 대중 앞에는 나서지 못하면서 영달을 누리고자 하니 모든 무리수가 나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 대표의 삼성가노 표현은 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준석 '법적 대응' 카드 꺼낼까?… '정치적 고립' 부담감 변수


홍준표 대구시장이 7월 29일 오전 대구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2022년 대구 청소년참여기구 연합 워크숍'에 참석해 청소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대표가 비대위 전환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면서 당대표 지위 박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치적 고립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은 이 대표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표를 옹호해온 인사들이 돌아서는 모습이 포착된 것처럼 당내 반발 여론만 키울 수 있어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상임전국위 회의 직후 "이미 이준석 대표는 정치적으로 당 대표 복귀가 어렵게 됐다"며 "자중하시고 사법 절차에만 전념하시라고 그렇게 말씀드렸건만 그걸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건 크나큰 잘못"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당대표가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징계를 당하고 밖에서 당과 대통령에 대해 공격하는 양상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꼭 지난 박근혜 탄핵 때를 연상시킨다"며 "이제 그만들 하시라. 당대표쯤 되면 나 하나의 안위보다는 정권과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하거늘 지금 하시는 모습은 막장 정치로 가자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친이준석계'로 알려진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는당대표로 대장이기에 대장의 길을 가기를 원한다"며 "그 정도 됐으면 우리 가족들이 틀린 길을 가더라도 혼란을 더 크게 만들 수는 없다. 이쯤에서 이 대표도 손을 놓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비대위 전환을 위한 최고위원 사퇴 요구를 거부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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