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 땐 5G, 내릴 땐 2G" 여야 '기름값 낮춘다' 벼르지만…

[the300]

김대일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장이 이달 6일 서울 홍제역 근처 주유소에서 현장합동점검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함게 '정유사·주유소 시장점검단'을 구성했다. 점검단은 유류세 추가 인하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고유가 시기 가짜석유 유통 등 불법행위를 단속한다. / 사진제공=뉴시스

여야가 7월 임시국회에서 성난 민심을 고려해 '기름값 정상화'를 벼르고 있다. 국회가 정상화 되는대로 입법을 통해 유류세를 구성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를 법정세금(리터당 475원) 기준 50% 안팎으로 떨어뜨린다는 구상이다.

바닥 민심은 냉랭하다. 교통세 인하가 '주유소 기름값'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냉소적 관점에서다. '생색내기' 식 세제 감면이나 정부의 '가격 모니터링 강화'에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 유효한 입법·정책 대안으로 뿌리 깊은 국민 불신을 해소할지 주목된다.



여야, 7월 임시국회서 '교통·에너지·환경세↓' 공언하지만…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유류세 지원법(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을 '7대 긴급 민생입법'으로 정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교통세의 탄력세율을 현행 30%에서 최대 7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법에 따르면 유류세를 구성하는 교통세는 리터당 475원(휘발유 및 대체유류)인데 30% 범위에서 탄력 조정할 수 있다. 탄력세율 조정범위를 기존 30%에서 70%로 확대할 경우 산술적으로 교통세를 142원대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국민의힘 안은 '50%'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2일 탄력세율 조정범위를 50%까지 확대하는 같은법 개정안을 내놨다.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위 논의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류성걸 특위원장이 공동 발의하며 힘을 더했다.

이달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2차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올릴 때 5G, 내릴 때 2G" 지난 8개월간 '유류세 경감 효과' 들여다보니…



문제는 실효성이다. 그동안 정치권의 유류세 감면 입법이나 정부의 후속 조치 발표에도 실질적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는 국민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이라는 큰 산을 넘더라도 체감 가능한 효과가 미비할 것이란 우려가 뒤따르는 이유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2일~올해 6월16일 리터당 휘발유 유류세 인하액은 리터당 182원이었으나 실제 가격은 69원 하락하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경유 유류세 인하액은 리터당 129원이었는데 53원만 하락했다고 용 의원은 밝혔다.

여야가 성난 민심을 해소하기 위해 '생색내기' 식 입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정치권에서도 제기된다. 실제 민주당은 교통세 탄력세율 범위를 "70%까지 법적으로 열어두겠다"면서도 "최소 50%까지 지원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용혜인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급한대로 교통세를 깎아주는데 그동안 효과 분석을 담은 정책보고서 하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또 다시 일단 깎아주고 보자는 숫자 경쟁이 문제다. 국민들이 올릴 때는 5G(5세대 이동통신), 깎을 때는 2G라고 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부당소득", "공정거래 문제"…목소리만 높였던 정치권, 이번엔 다를까



정치권 고심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여야 모두 신속한 입법에 나서겠다며 바닥 민심에 호소하는만큼 정부의 '가격 모니터링'을 촉구하는 것 외 실효적 대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탄력세율 조정범위를 50%로 낮췄는데 체감되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라며 "오늘 50%로 정하면 내일부터 적용되는 게 정상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세를 낮춰줬는데 (주유업계가 기름값을) 낮추지 않고 소득을 누리는 것은 부당소득"이라며 "예전보다 타이트하게(강하게) 챙길 것"이라고 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공정거래 차원에서 들여다봐야 할 문제"라며 "정책 수단을 가지지 않은 국회가 탄력세율을 조정하더라도 주유소가 마진 폭을 키워서 정작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우려를 정부가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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