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효과' 국민의힘 압승…'대선 불복' 전략 실패한 민주당

[the300][6·1지방선거]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1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뉴스1

여당인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4년 전 참패를 설욕했다. 정권 초반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는 사례가 다시 한 번 재현됐다.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 심리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독선적인 정치 행태가 국민의힘이 압승한 요인으로 꼽힌다. 호남 민심을 향한 국민의힘의 지속적인 구애 역시 대승을 가져온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17곳 중 10곳 '승리' 전망… 尹정권 '허니문 효과' 발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앞줄 왼쪽 네 번째)을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 당직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공동취재) 2022.6.1/뉴스1

1일 지방선거 KEP(KBS, MBC, SBS) 공동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요 17곳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0곳, 민주당이 4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지사와 대전시장, 세종시장 선거는 여야 후보들이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3곳 모두 국민의힘 후보들의 예상 득표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높았다.

국민의힘이 박빙 지역들마저 차지할 경우 17곳 중 14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정권 초반 지방선거=여당 압승' 공식이 또다시 들어맞은 것이다.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김대중 정권 출범 직후인 1998년(2회), 문재인 정권 2년차인 2018년(7회)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김대중 정권의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자유민주연합으로 16곳 중 10곳에서 승리했다. 2018년 민주당은 17곳 중 14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하며 완승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압승은 새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반영되는 '허니문 효과'가 발현된 결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새 정권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커지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과 청와대 전면 개방 등 이벤트가 벌어지면서 정부여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유권자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큰 격차로 앞선 점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31일 부산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부산엑스포 유치지원위 전략회의 및 민간위 출범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31/뉴스1


민주당의 '대선 불복' 전략 실패… 이재명 출마도 '악수'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과 새 정권에 대한 비협조 등 사실상 대선 불복 전략으로 일관하면서 정권교체 여론의 재집결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 여전히 득표율 0.73%p(24만7077표) 차이로 석패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AI(인공지능) 윤석열' 동영상 문제를 지적하며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지방선거 전면에 나선 것 역시 악영향을 끼쳤다. 민주당의 대선 불복 이미지를 강화한 동시에 향후 이 고문을 둘러싼 의혹들의 수사에 대비한 '방탄 출마'라는 비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한 지역구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됐다. 이 고문은 계양을에 아무런 연고가 없어 당선 가능성만 본 결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 고문의 출마는 지방선거를 '대선 연장전' 구도로 치르려는 민주당의 노림수였지만 스스로 심판의 대상이 되는 악수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가 5월 31일 인천 계산역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5.31/뉴스1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5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 논란과 선거 막판 이 고문이 띄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둘러싼 내홍은 민주당 지지층 와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50.9%로 정치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도층은 물론 민주당 지지자 상당수가 투표를 포기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율이 꺾인 게 검수완박 입법 직후다. 입법 강행, 성비위,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발언 폭탄 등이 쌓이면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어려웠다"며 "투표율도 낮았는데 진보층이 투표장에 안 나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국민의힘이 이긴 게 아니라 민주당이 졌다고 본다. 민주당이 너무 많은 자책골을 넣어서 질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꾸준한 '호남 구애', 수도권 승리 원동력 됐나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5월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8/뉴스1

국민의힘의 꾸준한 호남 구애가 결실을 맺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020년 8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 사죄한 것을 계기로 적극적인 '친호남' 정책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과 함께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전북 14.42%, 광주 12.72%, 전남 11.44% 득표율을 기록해 보수정당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광주시장, 전북도지사, 전남도지사 등 호남 선거에서 모두 패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득표율 측면에서는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 15.4%, 조배숙 전북도지사 후보 17.6%, 이정현 전남도지사 후보 16.3% 등으로 국민의힘 호남 후보들의 득표율이 10% 중후반으로 예상됐다. 4년 전 선거에선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후보 공천조차 못했고, 전북도지사에 출마한 신재봉 후보가 득표율 2.7%를 얻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다.

득표율 상승에도 호남 선거 전패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에 대한 호남의 우호적인 시각이 늘어난 점은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 지역인 수도권에서 큰 승리를 거둔 요인 중 하나로 '호남의 변화'가 꼽히는 이유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호남 표심은) 지난 대선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 대선보다는 득표율 면에서 좀 더 나아진 것으로 봐서 앞으로 저희 노력 여하에 따라 호남도 저희들이 공략이 가능하다 판단한다"며 "호남과의 동행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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