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인준 놓고 고심하는 민주당…'발목잡기' 역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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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내 열사 묘를 참배하고 있다. 2022.05.17.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한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민주당 내에서는 한덕수 후보자 인준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0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어 한 후보자 인준안을 상정해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보다 앞서 20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인준을 당연히 부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발목잡기 프레임에 갇혀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초반 첫 총리이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해주는 게 좋다는 생각을 원래 갖고 있었다"며 "대통령에 대해서도 임기 출발은 가급적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좋겠다는 존중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청문회를 거치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준하느냐 마느냐는 두가지 기준"이라며 "하나는 적격성이고 또 하나는 국정 전반을 봤을 때 종합적으로 불가피하냐다. 적격성과 종합적 판단의 문제인데 이미 국민은 부적격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부적격하지만 그래도 해주자고 할 수는 있지만 참으로 적격하고 존경스럽고 새 정부 첫 총리로 기대 만점이라는 조사가 나오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이 한동훈 장관 임명을 재가하자 소셜미디어에 "윤 대통령의 협치에 대한 다짐은 가장된 몸짓이냐"며 "매우 어리석은 아집이다. 그렇게 말렸는데도 듣지 않고 일방 독주한다면 부득이 국회는 견제와 균형 장치를 강력하고 유효하게 가동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7차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2022.04.27.

오영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한동훈 후보자 임명 강행은 윤 대통령이 국민을 우습게 알고 국민의 목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의 시대는 국민으로부터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 강을 건넜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일각에선 한 후보자를 인준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본부장은 이날 "임기 초 새 정부가 순항하기를 바라는 국민의 선의와 국정 책임을 반분하는 책임 야당으로서 아무리 접전을 벌였고 그 이후에 다수 야당에 대해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국가에 대한 책임이기 때문에 꼭 인준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도 있다. 그런 선의를 악용하고 얹혀가려고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한동훈 장관의 경우 사실 민주당이 청문회를 망쳤다고 볼 수도 있다"며 "그래놓고 한동훈 장관 임명을 이유로 한 후보자 인준을 부결시킨다면 국민 눈에 쓸데없는 새 정부 발목잡기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 지방선거를 2주 정도 남겨놓고 있는데 지금 민주당 분위기에서 그런 프레임까지 쓴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후보자 인준은 국회의석 중 167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에 달렸다. 국무총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안이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통과해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현재 국무총리 인선이 늦어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업무를 대행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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