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판 '광주'로 흔든다…집결하는 與, 표정 관리하는 野

[the300][지방선거 D-14 현황판]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광주 서구 5·18 자유공원을 찾아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전시물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2주 앞으로 다가온 6·1지방선거의 새 변수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떠올랐다. 기념식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세 결집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기념식을 '국민 통합의 판'으로 만들겠다며 예상치 못한 승부수를 띄웠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 국무위원은 물론 국민의힘에도 의원 전원 참석을 요청했다. 민주당도 소속 의원들의 기념식 참석을 적극 독려하며 견제에 나서는 등 기념식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尹대통령의 승부수…특별열차 타고 대거 이동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6/뉴스1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 소집령을 내렸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KTX 특별열차를 타고 간다. 이 열차에는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 수석비서관 등 새 정부 주요 고위직들도 탑승한다.

보수 정권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통령과 의원 전원, 장관 등이 대거 참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대통령실에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윤 대통령이 직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적극 찬성 의견을 밝혔고 곧바로 의원 전원 소집령이 떨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회, 정부, 대통령실에서 많은 분들이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최고의 통합 행보이고 메시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같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공을 들이는 것은 호남에서의 인식 변화가 이번 지방선거 전체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 호남에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하더라도 국민의힘에 험지로 여겨지는 호남에서부터 변화가 생긴다면 전국적 지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의 '호남 마케팅'은 일정 부분 효과를 얻었다. 윤 대통령의 호남 지역 총득표율은 12.75%(전북 14.42%, 광주 12.72%, 전남 11.44%)로 역대 보수 정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았다. 선거 운동 당시 윤 대통령은 호남을 자주 찾으며 애정을 드러냈고 국민의힘도 광주 출신 청년 보좌역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적극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기념식을 마친 후 곧바로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전남과 전북 지역 곳곳을 직접 방문한다. 광주시당 선거대책회의, 전남도당 선거대책회의, 전북도당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한 뒤 저녁에는 전북대 앞에서 전북 시민들과 거리 인사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겉으론 '환영' 하면서도…"헐리웃 액션 안돼"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7/뉴스1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날을 세우는 모양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42년 만에 5월 광주의 뜰 앞에서 여야가 한데 어우러진다"며 "참 오래 걸렸다. 그래도 모두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싣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5·18 정신이 개헌 때 헌법 전문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 말씀이 선거 때 표심잡기용이나 할리우드 액션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정강정책에도 4·19, 5·18, 6·10 등 현대사의 민주화운동을 이어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국가기념식 참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반기 국회에서 헌정특위 구성에 조건 없이 동의해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광주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조오섭 민주당 의원은 진정한 사과와 그에 따른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윤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당연히 환영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5·18민주화운동에 최소한의 진정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에 김진태 전 의원을 공천해서는 안 됐다"고 했다.

이어 "5·18 망언자로 4년간 사과 한마디 없다가 도지사 자리욕심에 등 떠밀려 한 억지 사과를 믿을 국민은 한명도 없다"며 "국민의힘이 5월 정신을 기리는 길은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를 사퇴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광주를 찾는 시점에 텃밭인 호남 민심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당내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불가피한 의정활동을 제외하고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꼭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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