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간 환담서 신경전?...尹 "한덕수 인준" 野 "인사문제 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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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박병석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와 환담에 앞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6/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인사 문제를 결부해서 얘기하는 것 같았는데 상당히 안타깝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첫 시정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진 여야 지도부와의 사전환담 분위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이날 오전 10시 시정연설 전 23분 정도 진행된 회동은 표면적으로 비교적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되자 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비롯해 새 정부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놓고 "인사문제부터 풀라"며 '돌직구'를 날렸다고 한다.

이날 윤 대통령이 민주당을 떠올리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정부와 의회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는가"라고 했지만 이런 기류를 감안하면 추경과 내각 등의 논의 과정에서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담에는 윤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정진석·김상희 국회부의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윤호중·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추경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관련 "꼭 처리에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말하며 국회의 협치를 기대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특별히 응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자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인사 문제를 잘 하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사 등에서 협치를 얘기하자 '인사나 이런 것들도 잘 하라'라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같다는 게 이 참석자의 전언이다.

다만 박 비대위원장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 참석자는 "인사를 명시적으로 구체적으로 누구를 찍은 것은 아니다"고 했으나 '낙마 0순위'로 삼은 한 후보자와 정 후보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박병석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지금 나라가 몹시 어렵다"며 "대통령께서 의회와 더욱 소통하시고 의회를 존중하실 때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 먼저 국회에 협의하고 조치하는 선협의 후조치의 원칙을 좀 세워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여든 야든 간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성공해야 우리 국민들이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협치의 발판을 마련해 주시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이자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윤 대통령의 약 15분간의 국회 첫 시정연설에 여야는 총 18번(입장과 퇴장 포함)의 박수로 화답했다. 특히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초당적 협치 의사를 내비쳤을 때 박수소리가 가장 뜨거웠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에서 나와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국회에 와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 의회주의가 발전해나가는데 한 페이지가 되기를 바란다"며 "개인적으로도 아주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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