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만 '청와대' 역사속으로…尹 당선인 "국가 위한 결단"

[the300]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관저를 한남동으로 옮기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청와대라는 명칭 자체를 없애겠다", "취임 첫날부터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해 당선 열흘 만에 추진 계획을 밝힐 정도로 속도전을 펼쳤다.

제왕적 대통령제 권한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구중궁궐이란 비판처럼 폐쇄적인 청와대 구조 자체가 국민과 소통을 단절하고 제왕적 대통령을 만들어왔다는 인식이다.

당초 유력하게 검토되던 광화문 청사 대신 용산 국방부 청사가 낙점됐다. 경호와 안보 문제, 시민 불편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윤 당선인은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는 "철학과 결단도 중요하다"며 지도자로서의 의지를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尹 당선인 "청와대 이전해도 용산 추가 규제 없다"


윤 당선인은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돼 있어 (현재)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며 "용산 지역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돼 왔으며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밝혔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나 외교부 청사는 시민 불편을 고려할 때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 당선인은 "최소한의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광화문 인근 시민들의 불편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선인 신분에서 보고받아보니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재앙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동선에 따라 수시로 휴대폰이 안 터진다든지 전자기기 사용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윤 당선인은 "청와대 내 일부 시설의 사용 역시 불가피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돌려드리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산 국방부 청사에는 지하벙커 등 군사안보시설과 지휘통제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유사시 빠른 대응이 가능하지만 광화문에 있을 경우 해당 시설을 갖추기 어려워 지금의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야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尹 당선인 "시민공원으로 개방, 대통령 일하는 모습 보도록"…관저는 한남동으로


주변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돼 있는 점도 작용했다. 대통령 집무실 부근 부지를 돌려받아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반환) 시기는 6월쯤 되는 것 같다. 즉시 시민공원으로 전부 개방하고 국방부 구내 구역도 개방해서 집무실과 청사 최소한 범위만 백악관같이 낮은 펜스를 설치하고 여기까지 시민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호 문제에 대해서는 "경호 기술도 상당히 첨단화돼 있다. 국민들과 소통하고 국민 곁으로 다가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경호체계를 바꿔나갈 생각"이라며 "대통령이 일하고 있는 모습과 공간이 국민께서 공원에 산책 나와서 바라보게 한다는 정신적 교감 자체가 중요하다. 국가 최고 의사 결정하는 정치인이 일하는 모습을 국민이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오면서 국방부는 구내 합참 청사 건물로 이동한다. 한미연합사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합참 청사에 생긴 여유 공간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합참 청사는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쟁 지휘 본부가 있는 남태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관저는 인근 한남동에 자리잡는다. 육군참모총장 공관 등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출퇴근길 시민 불편 우려에는 "한남동 공관 있는 곳에서 루트(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교통 통제하고 들어오는 데 3~5분 소요될 것"이라며 "큰 불편이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오른쪽) 청사와 합동참모본부가 나란히 보이고 있다. 2022.03.20.


'청와대' 83년만에 역사속으로…尹 "5월10일 개방해 국민께 돌려드린다"


대통령의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이 이전하면서 '청와대'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39년 일본 총독 미나미 지로가 푸른색 기와를 올리고 관저로 사용한 지 83년만, 윤보선 전 대통령이 경무대에서 청와대로 이름을 바꾼 지 62년 만이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10일에 개방해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청사에 생길 새 공간에 대한 이름에는 "좋은 명칭이 있으면 알려주시라"며 국민 공모 가능성 등을 밝혔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뉴스1


'성급' 비판에는 "국가의 미래 위해 내린 결단" 호소


윤 당선인은 이날 조감도를 들고 직접 설명하는 등 46분 동안 취재진 앞에서 집무실 이전의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당선인 신분이 된 지 열흘 만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라는 파격적인 방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안팎의 비판적 시선에도 적극 대응했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현재 청와대 공간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전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그러나 경호상의 문제 등으로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 시작이 50일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어렵다고 또 다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이제 다음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다.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헤아려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전 비용은 496억원으로 예상했다. 국방부가 합참 건물로 옮기는데 118억3500만원, 대통령실과 경호처 등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데 352억3100만원, 한남동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리모델링 하는데 25억원 등이다. 윤 당선인은 "496억원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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