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윤석열 당선인의 첫날, 이 '한마디'에 비결이…

[the300]

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코로나 시대가 2년을 넘겼다. 몸에 일부처럼 돼버린 마스크와 거리두기, 이웃의 확진은 일상이 됐다.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두려움은 여전하다.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가 오늘날 인류에게 선명히 각인한 건 다름 아닌 '죽음'이다.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없는 것처럼 여긴, 때로 애써 잊으려고 했던 죽음이라는 존재를 하루하루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얼마 전 영면한 이어령 교수가 1월 출간한 '메멘토 모리'에서 지적했듯 코로나19를 통해 죽음의 실체와 대면하게 됐다. 죽음은 바이러스를 타고 개개인의 마음속에 들어왔다. 직접 경험하지 않더라도 죽음이 자기 일로 비치기 시작했다.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는 '모든 인간은 죽는다'에서 "불멸은 저주"라고 썼지만 죽음은 인간에게 근원적 공포, 최대 난제다. 생명의 길이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해도 죽음 자체를 직면하는 일은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능성은 떨어지고 확실성은 커진다" 우리나라 대표 종교학자 정진홍 선생님의 명쾌한 정리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다. 진리다. 무한한 건 없다. 죽음이든 소멸이든 만물에 끝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시작할 때, 가능성이 최대한 열렸을 때 잘해야 한다. 갈수록 가능성은 닫히고 마지막 시점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대한 확실성만 분명해진다.

그래서 죽음에 천착하는 이유는 어쩌면 삶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철학을 공부하는 건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했던 몽테뉴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삶과 죽음은 같은 길에 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집무실로 첫 출근했다. 차기 국가 원수로서 정권 인수 업무를 시작했다. 5년 집권의 모래시계가 돌아간다. 첫걸음을 떼지만 종점은 정해져 있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출발은 선명하다. 시대적 과제로 공정과 법치를 내세웠다. 인사 원칙에서도 드러난다. 성별, 지역 등을 따져 '안배'하는 건 국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천명했다. 배분을 명분으로 자리 나누기를 하고 그때마다 불거졌던 역차별 논란 등은 새 정부에서 용인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능력에 따라 투명한 룰에 따라 최적의 결과를 만드는 게 최우선으로 봤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합치는 식이 아닌 모두가 인정하고 승복하는 원칙을 세워야 진정한 '통합'이 된다는 시각이다.

#처음의 선의를 결승선까지 끌고 가는 건 겸손이다. 치열하게 살되 죽음 앞에 겸허할 수밖에 없듯 한계를 인정하고 끝이 있음을 알고 성찰해야 한다. 수시로 국민을 봐야 한다. 독단 독선 독주에 빠져 오만해진 권력이 어떤 종말을 맞았는지 우리는 너무 많이 봤다.

그런 면에서 첫날 첫 일정이었던 차담회에서 윤 당선인의 태도는 다행스럽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당선인의 뜻을 잘 담아서 대국민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하겠다"고 '무난한' 인사말을 하자 윤 당선인이 즉각 "당선인의 뜻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5년 뒤 성공한 대통령으로 마무리하는 비법을 당선인은 이미 알고 있다. 실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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