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사'로 붙는 3번의 토론 승부…관전포인트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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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2.11/뉴스1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TV토론 3회가 시작하면서 보름밖에 남지 않은 대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도층 등 스위보터(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의 향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대선에서 후보들은 악재를 만들지 않고 유권자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약의 현실성 공방, 단일화 무산 위기 속에 후보들 간의 대결 구도, 끝으로 갈수록 치열해질 네거티브전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여전히 TV토론이 실제 지지율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 역시 상당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다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법정 토론은 21일과 25일, 3월2일에 각각 경제, 정치, 사회 분야를 주제로 진행된다. 참석 대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4명이다.



'퍼주기 공약' 논란에 실현 가능성 쟁점


첫 격돌은 경제정책이다. 문재인 정권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부터 일자리 대책, 4차 산업혁명 대비, 당면한 코로나 위기 극복까지 다양한 주제가 논점이 될 예정이다. 다만 이 후보조차 연일 부동산 공약 등에서 현 정권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이념적 특수성이 있는 심 후보 정도를 제외하면 해법에서는 큰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재원 마련 방안 등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서 중도층을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예산을 절약하고 세수를 더 늘려서 한다고 했는데 실현 가능한 정책을 얘기하는 것인지 말장난하는 것인지 이게 관전 포인트"라며 "현실 적합성 있고 실현 가능성 있는 정책을 말하는지 봐야 된다"고 밝혔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도 "각 후보들이 경제면에서 퍼주기 공약을 하고 있는데 예산을 어떻게 조달하고 비용을 어떻게 추계할지 이런 내용이 거의 없다"며 "자꾸 돈 쓰겠다는데 돈을 어떻게 쓸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 그 부분을 봐야겠다"고 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코로나 피해 극복과 대응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2.21/뉴스1


정치보복 논란 등에서 정면충돌할 듯…갈수록 네거티브전 예상


후보들 간에 충돌은 정치 분야 토론에서 격화될 전망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적폐수사와 정치보복 관련 공방을 다룰 때 정면충돌하지 않겠느냐"며 "외교 안보까지 포함한다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문제 등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끼리 대결 구도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날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제안을 일단 철회한 상태라서 후보 간에 연대 구도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단일화 후폭풍에 대한 정치교체냐 정권교체냐 이 부분"이라며 "정치교체를 주장하는 이 후보가 안 후보, 심 후보와 호흡을 맞추는 게 조금 가시적으로 나온다면 이 후보로서는 최상의 그림"이라고 했다.

반면 윤 후보로서는 문재인 정권 심판론, 정권 교체의 전선으로 이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을 이끌어내는 토론 능력을 보여야 한다.

마지막 사회 분야 토론은 사전투표 이틀 전에 실시되는 만큼 네거티브전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막말이나 말실수, 거짓말 공방 등도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후보들이 연루된 대장동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에서 기존 발언을 반복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증거를 가지고 상대방 말이 거짓말이란 것에 국민의 공감을 얻어내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창원=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구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창원경제 살리기!' 창원 유세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2.2.19/뉴스1


TV토론 파괴력? "영향 없다" vs "이번엔 다를 것"


다만 TV토론이 지지율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토론 자체가 지지율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토론 때문에 바뀌는 일은 별로 없다"고 단언한다.

신 교수는 "박빙에서 토론을 잘했다고 갑자기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이런 사례가 없다"며 "스윙보터한테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이들은 상대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 토론회 자체를 잘 안 본다"고 밝혔다.

장성철 특임교수도 "TV토론은 지지자들의 자기 만족적 성격이 될 수 있다"며 "천지개벽할 만한 실수가 있지 않는 한 TV토론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안 후보의 단일화 철회 선언으로 초박빙 접전인데 구도도 제대로 형성이 안 됐고 따라서 토론이 유의미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대선에서 토론은 별로 의미 없다는 게 정설이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를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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