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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및 자가·시설 격리자가 오는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당일 투표하는 길이 열렸다. 여야가 대선을 23일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결과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정부가 '증액 동의권'을 앞세워 대규모 증액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여야 역시 협상 공간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일·대선 당일 투표 한다
여야는 14일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재석의원 212명 중 212명이 찬성했다. 반대와 기권은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 등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전투표일과 선거 당일 투표소를 오후 6시~7시30분 추가 운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농·산·어촌 지역의 확진자·격리자도 고려했다. 같은날 오후 6시~7시30분 투표장 도착이 어렵다면 관할 보건소로부터 일시적 외출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오후 6시 이전에 투표하도록 했다.

기존 격리자 등이 투표하려면 이달 9~13일 거소투표 신고를 거쳐 거소투표를 하거나 사전투표일 둘째날인 다음달 5일 오후 6시 이후에 투표하는 방법 뿐이었다. 거소투표는 자신이 머무는 병원이나 요양소, 자택 등에서 우편으로 투표하는 제도다. 사전 투표기간부터 선거일 사이 코로나19 격리자 등이 되는 경우에는 사실상 선거에 참여할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개정안은 또 구·시·군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거소·선상 투표 신고를 가능하도록 하고 법 공포 6개월 후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이번 대선이나 지방선거에는 도입되지 않지만 향후 거소·선상 투표의 편의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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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4619명으로 집계된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청년후보 추천한 정당, 보조금 받는다
여야는 또 정당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만 39세 이하 청년후보자를 추천한 경우 '청년추천보조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시·도의회의원 선거, 지역구 구·시·군의회의원 선거에 적용된다.

개정안은 △만 39세 이하의 청년후보자를 전국 지역구 총수의 20% 이상 추천한 정당에는 보조금 총액의 50% △전국 지역구 총수의 15% 이상~20% 미만 추천한 정당에는 보조금 총액의 30%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 이상~15% 미만 추천한 정당에는 보조금 총액의 20%를 일정 기준에 따라 지급하도록 했다.

이같은 청년추천보조금은 청년후보자의 선거경비로 사용해야 한다. 또 각 정당이 지급받은 경상보조금의 5% 이상을 청년 정치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도 담겼다.

이 외에도 여야는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제자리 찾기를 위한 국립조선왕조실록 전시관 설립 촉구 결의안 △일본 정부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결정 철회 촉구 결의안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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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추경안 처리 관련 회동을 마친 후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추경안 상정 불발…본회의, 산회 아닌 '정회'
관심을 모았던 추가경정예산안은 이날 상정되지 못했다. 정부의 이른바 '증액 동의안'이 맹위를 떨친 결과다. 헌법 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4일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전날에는 여야 요구를 고려해 2조원 이상 증액한 '16조원+a' 안을 제안했으나 여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이에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부의된 안건들을 우선 처리한 후 산회하지 않고 정회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야 간 협상 공간을 열어두기 위해서다. 여야가 이날 예결위에서 극적 타결을 이룰 경우 즉각 본회의를 속개하고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