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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새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논의하는 여야가 14일 마라톤 협상에 돌입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 전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부의된 안건들을 우선 처리한 후 정회하기로 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야 간 협상 공간을 열어두기 위해서다. 정부의 이른바 '증액 동의안'이 맹위를 떨친 결과다.

정치권 시선은 이재명 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한다. 두 후보가 대규모 증액에 반대하는 재정당국의 기조를 비판하면서 집권 후 추가 추경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방식이 출구전략으로 꼽힌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14조원의 정부안을 35조~50조원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14일 본회의서 추경안 처리, 사실상 무산
윤호중 민주당·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한병도 민주당·추경호 국민의힘 원대수석부대표는 14일 오후 1시30분쯤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추경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오전에 이어 재차 협상에 나섰지만 결론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날 본회의에서 주요 안건을 처리하고 정회하기로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날 윤호중·김기현 원내대표를 만나 본회의를 산회하지 않을테니 예결위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결과다.

여야가 예결위에서 극적 타결을 이룰 경우 다시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다. 여야는 당초 오는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전날인 14일 추경안을 상정해 의결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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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추경안 처리 관련 회동을 마친 후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정부 '증액 동의권' 맹위…여야 '방법이 없다'
문제는 정부와 여당, 야당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야가 마라톤 협상을 예고하는 지점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4일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원하는 등 11조5000억원이 소상공인 지원 내용이 담겼다. 여야의 증액 요구가 거세자 정부는 전날 2조원 이상 증액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번 추경안에서 방역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특고(특수고용직), 법인택시, 전세버스, 문화예술인 등에 대한 30만~100만원 수준의 추가 지원과 손실보상 현실화 등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1인당 방역지원금 1000만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맞선다. 소상공인 320만명에 1인당 1000만원씩 지급할 경우 방역지원금 예산으로 32조원가 소요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도 35조원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고 윤석열 후보도 50조원 추경이 필요하다고 의견 밝혔다"며 "그렇다면 최소한 35조~50조원 정도 수준에서 (추경안이) 편성돼야 국민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역시 정부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정부와도) 아직 다 합의가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16조+a 안'에 "맞지만 알파가 더 커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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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근로자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이달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는 652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3.9%로 조사됐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윤석열 '시선집중'…추경의 공간 만들까
이재명·윤석열 후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두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확대에 미온적인 재정당국을 비판하는 동시에 대선 후 추가 추경을 공언하는 방식이 출구전략으로 꼽힌다.

박 의장은 이날 양당 대선 후보가 대선 후에도 코로나19(COVID-19) 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에 협력한다는 합의가 있으면 차기 정부가 그것을 수용하도록 노력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호중·김기현 원내대표는 즉답을 못하고 내부 검토를 하기로 했다.

정부의 증액 동의권에 따라 여야가 대규모 증액을 이끌어낼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헌법 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헌법이 보장하는 정부의 일명 '예산 편성권 및 증액 동의권'이다.

대선을 앞둔 여야가 추경안 처리를 무작정 늦출 수 없는 상황도 고려된다.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 추경안 처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떠안을 수 있고 국민의힘은 20대 국회에서 위력을 보인 발목잡기 프레임에 갇힐 우려가 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후 "다른 합의점은 찾지 못했고 입장 차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예산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를 더 진행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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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인 여러분께 보고드립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경제인 정책 대화에서 최태원 회장과 입장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