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인식→반성→비전…이재명, '유능한' 경제·민생 대통령 선언

[the300]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정강정책 연설(종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달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을 71일 앞둔 28일 "정말로 많이 부족했다. 철저히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와 집값 상승 문제도 직접 언급하며 수차례 반성과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이른바 '탈중앙 정치인'이었지만 민주당에 대한 국민 비판을 온 몸으로 수용하고 성찰하는 데에서 민생 중심의 정치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이른바 '공정성장'과 '전환성장'을 실천 전략으로 삼아 '경제·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매타버스' 타고 냉혹한 현실 인식…이재명 "한 없이 죄스러웠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MBC에서 방송된 정강정책 연설에서 "정치의 존재 이유가 민생이라 여겨왔던 사람으로서 한없이 죄스러웠다"고 밝혔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5000원 어치 토란을 팔며 머리 손질도 못한 채 시장바닥에 쭈그려 앉으신 백발 어르신 △누룽지 사탕을 쥐어주며 '우리 좀 잘 살게 해줘'라고 했던 95세 할머니 △친구들이 서울로 떠나지 않게 해달라는 청년 등과 만나 현장 민심을 확인했다고 말하면서다.

민생 정치로 변화를 위한 냉혹한 현실 인식이다. 대선 국면에선 대체로 후보 측 관계자의 찬조 연설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달되는데 이 후보가 직접 국민들 앞에 선 것도 인정과 반성의 메시지에 진정성을 더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는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기득권 세력으로 비판받는 현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죄송하다. 정말 많이 부족했다"며 "철저히 반성하고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전북지역 순회가 이어지고 있는 이달 4일 전북 군산시 군산공설시장을 방문한 이재명 후보가 시장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부동산 문제도 직접 사과…"민주당 정부 일원으로 막중한 책임감"



이 후보가 코로나19 장기화와 부동산 문제를 직접 사과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비전을 내세우기 전 현실 인식과 반성으로 확고한 변화 의지를 나타낸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안타깝게도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된다. 우리나라 역시 방역지침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아무래도 이 코로나의 긴 터널을 벗어나려면 모두가 함께 좀 더 견뎌내셔야 할 것 같다. 방역책임자의 한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집값과 관련해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은 사라져버리고 분노만 남았다' 말씀하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그중에서도 우리 청년들에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을 해도 평생 집을 구할 수 없다는 허탈감, 좌절감을 안겨줬다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민주당 정부의 일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민주당부터 바꾼다"…고고한 이상·이념보다 현실 중시



그러면서 "민주당부터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고고한 이상'이나 이념보다 현실과 실천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정당으로 거듭난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때때로 부동산 분야 등 입법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도식적 논리와 '우리만 옳다'는 식의 자기 확신에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다.

이 후보는 "더 유능하고 더 기민한 국민정당으로 환골탈태하겠다"며 "국민우선, 민생중심 정당으로 확실하게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권자 중심의 확고한 철학과 기득권을 극복할 결단력을 바탕으로 삶의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 실적과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우리 더불어민주당도 작더라도 실현가능한 민생성과를 많이 만들어 내는 그런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공산후조리원을 부탁해' 국민반상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공정성장과 전환성장…대도약을 위한 실천 전략



이 후보는 또 "대전환의 위기를 대도약의 기회로 만들고 그 결과물을 어느 한쪽이 아니라 국민 모두 함께 누려야 한다"며 공정성장과 전환성장을 실천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양극화와 불공정을 완화하고 자원배분과 경쟁에서 공정성을 회복함으로써 성장의 잠재력을 높여가야 한다"며 "공정한 기회가 사회적 효율을 높이고 구성원들의 의욕을 고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환성장 전략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는 디지털 뉴딜, 기후 위기에 따른 에너지 대전환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극한경쟁 속에 고단한 추격자 신세가 되겠지만 반걸음만 앞서나간다면 세계 경제를 선도하고 경제부흥의 길을 열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에너지전환, 디지털전환, 주기적 팬데믹의 위기를 강력한 국가의 경제부흥정책을 통해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공급대책 반드시 마련한다"



현 정부의 실책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명확한 현실 인식에 따른 정책 전환이 핵심이다. 이 후보는 "가치와 이념만큼 현실도 중요하다.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하다 여기는만큼 주택공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 민주당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공급대책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정책도 선회한다. 부분 보상이 아닌 완전보상, 금융지원보다 재정지원, 사후지원 아닌 사전지원을 원칙으로 한 실질적 지원방안 마련을 골자로 한다.

이 후보는 "마침 야당에서도 50조원, 또는 100조원 규모의 보상지원을 주장한다. 재난 앞에 여야가 어디 있고 정치적 유불리가 또 어디 있나"라며 "지체할 이유가 없다. 지체할 여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달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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