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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1.8/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락을 끊고 여의도를 떠나 사흘째 지방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선거대책위(선대위) 공식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온 터라 주말이 내분 사태 장기화를 결정짓는 분수령으로 꼽힌다.

윤석열 후보는 2일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함께 가야 한다"며 해결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제주에서 윤 후보 측에 대한 깊은 골을 드러내면서 갈등이 길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준석 "후보 선출 이후 당무 한적 없어"이날 이 대표는 제주도를 방문했다. 30일 부산, 1일 순천, 여수에 이어 제주까지 찾았다. 적어도 한동안은 서울로 복귀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 이 대표 측은 "당분간 상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자신의 최근 행보가 당무 거부가 아니라고도 반박했다. 이 대표는 "우리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이후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며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제 기억에는 딱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딱 한 건은 제 기억에 김석기 의원과 성일종 의원을 교체해 달라고 사무총장이 저에게 요청한 것 외에 당무에 대해 어떤 보고도, 협의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무 공백은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소위 '대표 패싱'으로 자신은 당무를 한 적도 없는데 무슨 거부냐는 얘기다. 지방행에 대해서는 "순천과 여수, 제주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저희가 전향적으로 움직인 부분들에 의지를 확인하고 유족 분들께 저희 생각을 재확인시키려는 것"이라며 "그것 외에도 전반적으로 선거에서의 제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에 저는 계획대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대표의 지방행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는 "우리 후보에게 심지어 김종인 위원장을 모실 생각이 없는 것으로 굳건하게 마음을 잡으셨으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병준 위원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 드렸다"며 "그렇기 때문에 선대위 운영에 대해 저는 제 영역(홍보) 외에 다른 큰 관심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복귀하는 '조건'에 대해서는 "어떤 것을 요구한 적도 없고 윤 후보와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간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 이렇게 있다고 보시는 것은 저에 대한 심각한 모욕적 인식"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은 거론했다. 이 대표는 "핵심 관계자의 말로 언급되는 여러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는 후보가 누군지 아실 거다.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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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2일 오후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참배를 마치고 4·3유족회, 4·3평화재단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1.12.2/뉴스1

윤석열 "다른 생각 있더라도 함께 가야"…홍준표와 만찬 '관심'윤 후보는 이날 역시 정해진 일정을 소화했다.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에서는 "한 발 더 내다보고 아무리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준석 대표를 찾아가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윤 후보는 오후 '스타트업 정책토크'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아까 오찬 중에 제주도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 저녁에 예정된 일정이 있으니 그거 마무리하고 이제 뭐 본인도 리프레시를 했으면"이라며 "경선을 함께 했던 분들에 대해서도 순리대로 풀어가기 위해 많이 기다렸고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같은 차원에서 (이 대표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서로 간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함께 가야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갈등은 주말을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월요일인 6일은 선대위 출범이 잡혀있다. 대표 없는 선대위 출범식이 치러진다면 후폭풍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주말을 넘겨 버리는 경우 갈등 상황 자체도 길어지게 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주말 안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3일까지는 윤 후보가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고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 이 대표와 만나는 방식이 예상된다.

하지만 선대위 인적 구성은 물론 직무 조정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문제 해결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여부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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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2021.11.5/뉴스1

한편 이날 저녁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과 만찬을 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홍 의원은 그동안 경선 승복 이후 일절 나서지 않으며 "대선에서 내 할 일은 끝났다"는 입장이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가까운 홍 의원이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모양새가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다만 홍 의원이 전격적으로 중재에 나서거나 윤 후보를 도울 가능성은 낮다. 이날 만찬 일정도 홍 의원이 법조계 선배와 식사하는 자리에 윤 후보가 동석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