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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5일 대전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충청지역 합동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2021.10.25/뉴스1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망에 야권 주자들의 반응이 갈렸다. 홍준표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잘한 일'을 기렸고 유승민, 원희룡 후보는 짧은 조의 메시지만 냈다. 최근 '전두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윤석열 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간략한 추모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노 전 대통령의 성과를 기념하는 동시에 '5·18 민간인 학살' 개입 등을 거론하며 선을 그었다. 대선을 앞두고 '군사 독재의 후예'라는 여당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다.
26일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과 당은 입장문을 연이어 냈다. 홍준표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시절 가장 잘한 정책은 북방정책과 범죄와의 전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보수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던 북방정책은 충격적인 대북정책이었고 범죄와의 전쟁은 이 땅의 조직폭력배를 척결하고 사회 병폐를 일소한 쾌거였다"고 평가했다.
홍 후보의 이 같은 반응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본 경선에서 보수적 당심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홍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비해 일반 국민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앞서지만 당원 지지에서는 열세로 분석돼왔다. 50%가 반영되는 당심을 잡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유승민, 원희룡 후보는 간단한 입장만 밝혔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두 후보는 중도와 개혁 보수 등의 표심을 노리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입장문 발표 없이 구두 발언으로 대신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재직 중에 국방 정책이라든가, 또 냉전이 끝나갈 무렵에 우리나라 외교에 지평을 열어준 데 대해서 참 의미있는 그런 성과였다"며 "노태우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공과를 모두 언급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고인은 후보 시절인 1987년 6.29 선언을 통해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였고 그리하여 직선제 하에서 대통령에 선출됐다"며 "재임 당시에는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북방외교 등의 성과도 거두었다"고 밝혔다.
허 수석대변인은 "하지만 12.12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을 탄생시킨 점,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에서의 민간인 학살 개입 등의 과오는 어떠한 이유로도 덮어질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사정권의 후예, 독재자를 옹호하는 정당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분명히 선을 긋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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