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드론 침공'에 속수무책…잃어버린 인천공항 '3시간 36분'

[the300]회항·출발지연 등 피해 심각…33억 투입 감지시스템 적발률 18%, 표준화 시급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내 민간공항 중 최초로 드론탐지시스템을 구축해 시범운영중이라고 지난해 11월18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공항 대테러상황실에서 인천공항 관계자가 드론탐지시스템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인천공항공사 제공) /사진=뉴스1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대규모 유전이 드론의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는 등 최근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위협이 전 세계적으로 커져가는 가운데 국내 공항들의 안티드론(Anti-Drone) 시스템 구축이 '하세월'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은 요격 등 무력화 장비가 설치되지 않았고 지방공항들은 기본적인 감지시스템조차 구축하지 못해 불법드론의 침공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0년 7월 33억5000만원을 투입해 드론 탐지시스템을 도입했다. 한국공항공사는 15개 지방공항 중 김포공항만이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국산 탐지시스템(15억원 상당)을 구축했다.

그나마 탐지시스템을 갖춘 인천국제공항공이 2020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탐지한 불법드론은 2020년 57건, 2021년 122건 등 총 179건에 달했지만 실제 적발로 이어져 과태료까지 부과된 건수는 33건(18%)에 불과했다.

나머지 146건은 탐지했지만 적발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 중 4건도 레이더 감지가 아닌 경찰신고 접수를 통했다.

이로 인해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년간 총3시간 36분의 시간이 멈춰버렸고 회항(8대), 복항(9대), 출발지연(17대) 등 국민들의 피해를 초래했다.

또 카이스트에서 개발된 국산 탐지시스템을 운영중인 김포공항은 설치 이후 단 한건의 감지 실적도 없어 그나마 구축된 탐지시스템의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31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다./사진=뉴스1
2020년 12월 개정된 공항시설법은 국가 또는 지자체, 공항운영자, 비행장시설 관리·운영자는 비행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드론이 공항 또는 비행장에 접근하거나 침입한 경우 퇴치·추락·포획 등 항공안전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공항은 불법드론 탐지시스템 조차 구축하지 않고 있는 데다 퇴치·추락·포획 등 무력화시스템 까지 갖춘 국내 공항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2020년 2월 국토부 등 주요부처들이 참여한 제10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열고 '드론 테러 대응 종합대책'을 의결하면서 불법드론 대응훈련, 안티드론 기술개발 등 로드맵을 계획했지만 기본적인 탐지·무력화시스템 구축은 요원하다는 설명이다.

조오섭 의원은 "안티드론 시스템은 감시 수준을 넘어 무력화까지 가능하도록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산화율이 낮고 실증 데이터 부족, 시스템 표준화 미흡 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전국 15개 지자체 33개 구역을 '드론 특별 자유화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드론 산업 활성화를 추진하는 만큼 공항을 비롯한 국가주요시설에 대한 불법드론 피해 방지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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