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외면하는 R&D특구 실증 특혜…7개월간 겨우 '신청 4건'

[the300]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 중인 'R&D(연구개발) 특구 실증특혜 제도'가 개점 휴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R&D 특구 내에서 신기술·신산업 창출 요람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1일 과기정통부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게 제출한 R&D특구 실증특혜 운영 실적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승인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건수도 4건에 불과했다.

이 제도는 대덕특구를 비롯한 전국 17개 R&D 특구에서 신기술 실증 시 규제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다. 특구 내 공공연구기관이나 기업이 신청하면 정부가 심의를 거쳐 2년(추가 2년 가능) 간 규제를 면제한다.

제도 시행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ICT융합, 산업융합 등 다른 분야 실증특례는 시행 첫 해 평균 43.2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시행 첫해 평균 승인 건수는 33.8건이었다.

제도가 현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정통부가 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 10~11월 실증 수요를 조사한 결과 기업에서 164건, 공공연구기관에서 28건의 수요가 발굴됐다. 전체 7000여개 기업 중 458개, 141개 연구기관 중 86개만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였다.

조 의원은 제도 설계 과정에서 기업을 외면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자체·공동 개발 기술은 실증특례 대상에서 원천 배제됐다. 기술 이전이 완료된 경우에도 공공연구기관과 공동 신청을 의무화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특구 내 기업은 △공공연구기관에서 이전받은 지 5년 이내의 기술을 대상으로 △공공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신청하는 경우에만 실증특례를 받을 수 있다.

조 의원은 "신기술 실증과 상용화의 핵심 주체는 기업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현행 제도는 기업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할 만큼 기업 참여를 제약하고 있다"며 "7000여 기업을 비롯한 특구 내 혁신 주체들의 도전정신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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