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예산' 받은 이종배 예결위원장…文대통령에 건넨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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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 사진제공=이종배 의원실

"낭비성 예산, 특히 '매표 예산'은 확실히 잡으려고 한다."

사상 첫 600조원대의 '울트라' 예산안 심의를 앞둔 이종배 신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충북 충주·3선)의 각오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반영하려는 '매표 예산'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 채무를 고려해 단 '1원'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수차례 강조한다. 지난달 31일 예결위원장에 선출된 이 의원 이야기를 들어봤다.



"꼼꼼히 살필 것…불필요 예산 과감히 잡아낸다"



이종배 위원장은 이달 6일 국회 본청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이 제출됐고 국가 채무도 1000조원을 넘겼다. 꼼꼼히 살펴서 필요 없는 예산은 과감하게 잡아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3일 총지출 기준 604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 본예산(558조원) 대비 8.3% 증가한 것으로 '예산 600조 시대'를 연 셈이다. 내년도 국가 채무(1068조3000억원)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게 되고 국가 채무비율도 50.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 위원장은 "정부는 줄곧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대비 낮기 때문에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하나 잘못된 비교"라고 말했다.

이어 "IMF(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비율은 OECD 비(非)기축통화국 15개국 중 3번째로 높고 채무비율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은 채무가 급증하면 '리스크 프리미엄'(위험 가격) 증가와 수요 부진으로 경제성장 여력이 줄고 국가 신인도 하락과 재정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이미 사회안전망이 성숙한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다"며 "성장률이 떨어지고 재정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채무를 회복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해나갈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신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대선 앞둔 '매표 예산' 줄인다



특히 이 위원장은 내년 3월 대선을 겨냥한 '매표 예산'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민생 예산은 적극 반영하되 불필요한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겠다는 뜻이다.

이 위원장은 "미래 세대의 재정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기성 세대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경제나 일자리 회복 등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고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매표 예산이 곳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조기 종식과 민생을 위한 예산은 적극 반영하도록 조정해 나가겠다"면서 "예결위원장으로서 불요불급한 예산은 대폭 삭감해 지출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3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 초청 간담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발언을 들으며 메모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文대통령 만나 "언중법, 靑 역할…예산안 협치 역할 해달라" 강조



예산안 처리의 법정기한 준수를 위한 여야 협치도 강조했다. 헌법 제54조 2항에 따르면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전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이에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일(매해 1월1일)의 30일 전인 전년도 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나 구속력이 없어 때때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이달 3일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언론중재법 역시 청와대가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우리도 (예산안 국면에서) 협치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잘 안될 때는 청와대가 역할을 좀 해달라"라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청와대 오찬에서 박수도 나왔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 위원장 발언 이후 여야의 법정 기한 내 예산안 처리를 독려하는 취지에서 박수를 유도했고 문 대통령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 위원장은 "여야 협조를 받아 (예산안 심의를) 하는데 특히 여당의 협력과 양보를 받아서 하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가진 곳에서 양보하고 적극 나서야 협치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이 양보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법정 기한 내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 사진제공=이종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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