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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넷플릭스 디피 메인 예고편 캡처.

군필자들 사이에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유발물'이란 평가가 나오는 넷플릭스 드라마 'D.P.'(디피·군무 이탈 체포조)에 묘사된 병사간 가혹행위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근절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피에서는 시대적 배경이 과거 정권임을 강조하려는듯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건군 6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진정한 군의 기강은 전우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병영을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고 기념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영입 1호 인사로 화제가 됐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도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디피와 관련, '10~15년 전에 가장 문란한 부대들에서나 일어날 가장 극단적 상황'이란 표현을 썼다. 시대적으로 노무현·이명박 대통령 시기에나 일어났을 법한 악습이란 의미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물론 오늘날 문재인 정부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견된다. 모든 군인들이 겪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졌다고도 보기 어려운 폐습들이다.
육군서 초병 근무서는 후임에 실탄 장전…특수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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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2020년 2월 '9.19 군사합의' 이행에 따라 시범철수된 강원도 고성의 GP. (뉴스1 DB) 2020.5.3/뉴스1

오히려 현실의 사건이 디피를 웃도는 강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디피에서 말년 병장 황장수(신승호 분)가 주인공 윤준호 이병(정해인 분)에게 생활관에서 가혹행위를 하며 "야 총기함 따 나오늘 이 XX 쏴버리고 탈영할라니까"라고 발언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실에선 진짜로 총을 적군이 아닌 후임에게 겨눴던 병사들이 존재해 왔다.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 결과 육군 15보병사단 보통군사법원은 2014년 11월 최전선인 GP(감시초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후임병들을 상대로 총기 협박을 비롯한 가혹행위를 한 병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은 2014년 4월 후임병에게 대검을 제대로 닦지 않은 것을 문제시하며 K-2 소총을 들고 5.56mm 보통탄을 장전해 위협(초병특수협박)했으며, 알려준 것을 제대로 암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같은 후임병의 정강이, 머리 등을 구타(초병폭행)한 혐의 등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실탄을 장전해 GP초소에서 근무 중인 초병을 협박한 것은 그 자체로 인명사고의 위험이 큰 것은 물론이고 상대의 대응에 따라 아군 간의 총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올해 4월에도 창원지법 형사4단독 재판부가 2020년 7월부터 8월 사이 후임병을 상대로 실탄이 장전된 총을 겨누고 협박하거나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전역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OJT' 암기 강요…해병 사가도 못외울 경우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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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열병을 하고 있다. 2017.9.28/뉴스1

디피에서 황장수 병장이 윤준호 이병을 비롯한 후임들에게 기수표 암기 강요를 한 장면도 근절됐는지 미지수다. 2014년10월엔 제5공중기동비행단 보통군사법원이 병사의 의무와 관련 없는 암기를 강요한 공군 상병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같은 해 6월 신병에게 A4용지 5장 분량의 이른바 'OJT'(직무현장교육) 문건이나 주요 간부 차량 40여대 명단인 차통표·내무반 병사 약 60여명의 이름, 기수를 외우도록 강요하고 미숙지시 '집합'을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2021년5월 군사법원 판결에도 '암기 강요' 문제가 또 등장했다. 해병제2사단 보통군사법원이 해병대 사가(망향가)를 못 외웠다는 이유로 후임병을 폭행하는 등 2020년3월부터 7월까지 후임병 5명을 34차례에 걸쳐 250회 가량 폭행하는 것을 비롯한 가혹 행위를 벌인 해병에게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한 것이다.

'아이스 에이지' 말한 뒤 강제추행 디피에서 조석봉 일병(조현철 분)이 황장수 병장을 비롯한 고참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도록 강요 받은 것을 연상시키는 성 관련 사건도 벌어졌다.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보통군사법원은 2013년 10월 공군 교회 직감실에서 피해자인 일병을 침대에 눕힌 뒤 강제추행한 병장에게 2014년5월 징역 1년에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2021년5월 해병제2사단 보통군사법원은 2020년5월부터 8월 사이 피해자인 후임 해병을 향해 "아이스에이지"라고 말하며 몸을 움직이지 말도록 지시한 뒤 피해자를 추행한 혐의 등으로 한 해병에게 징역 2년에 집행 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가해자는 2020년 9월 밤 10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2시까지 강제추행 피해자를 비롯한 후임병들을 폭행한 혐의도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