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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1.8.20/뉴스1

최근 해군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뒤 숨진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가해자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여야는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두고 안이하게 대처한 군 당국을 강력 질타했다.

국방부는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이번 사건 발생·조치 경과를 설명하면서 피해자인 고(故) A중사가 가해자 B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이후 "B상사가 피해자를 무시(투명인간 취급)하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해군 성추행 피해 사망 부사관에 2차 가해 정황 "투명인간 취급"A중사는 해군 제2함대 예하 도서지역 부대에서 근무하던 지난 5월27일 민간식당에서 같은 부대 소속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부대 복귀 뒤 메신저를 이용해 C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당시 C주임상사는 'A중사가 피해 사실이 일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했다'는 이유로 이 사건을 정식으로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대신 C주임상사는 B상사를 따로 불러 '행동을 조심하라'며 주의를 줬지만, 이후 B상사는 A중사를 무시하는 등의 행위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이 같은 2차 가해 정황이 있는 행위는 A중사가 이달 7일 부대장 면담을 통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재차 알리기 전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족 측으로부터도 'A중사가 B상사로부터 업무 배제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주장을 제기 했다.

부대장 D중령은 면담 뒤 A중사 요청에 따라 이달 9일 성추행 피해 사실을 정식 신고했고, 이후 피해자는 피·가해자 분리 차원에서 평택 소재 육상부대로 파견조치됐다.

하지만 D중령은 A중사 파견 조치 뒤 간부 대상 교육에서 "A중사의 피해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돼 이달 17일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상 '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 위반 혐의로 해군 군사경찰에 입건됐다. C주임상사도 현재 같은 혐의로 입건돼 있는 상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우리 군은 최근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한 가운데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규명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2차 가해가 극단적 선택 몰아" 軍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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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성추행 사망사건 관련 질의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2021.8.20/뉴스1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성폭력, 성희롱 없도록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2차 가해를 막는 것"이라면서 "지난 (공군 여중사 사건) 매뉴얼 때 형식적인 문건으로 일방 전달만 했지 군 간부와 부사관들이 피부로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재임 기간에 군 성폭력을 없애는 장관으로 각인돼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이런 것(성추행 등)을 발본색원하고 군 문화를 선진화시켜야 한다"고 질타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가 (성추행 관련) 피해자 보호조치를 하고 2차 가해를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는데 현장 지휘관들은 항명한 것"이라며 "현장 지휘관들이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2차 가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에 대해 전혀 인식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원식 의원도 "공군이나 해군이나 사실상 직접적인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은 2차 가해"라며 피해자 대처에 미흡했던 군 당국을 비판했다.

성일종 의원도 "8월7일 피해자와 기지장의 면담이 있은 후 해군참모총장에게 11일에 보고됐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며 "피해자가 세상을 뜨게 한 책임이 군에 있다"고 지적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이에 대해 "피해자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다 보니 약간 보고가 느슨해진 점이 있다"며 "세세한 지시까지는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성 의원은 "국가적 타살이다. 이 사건에서 군이 뼈아픈 실수 반복하는 것"이라며 "예하 부대에서 한 번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망자에 대한 어떤 보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