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멸치, 돌고래는 달라" vs 이준석 "적반하장"…충돌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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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2021.7.29/뉴스1

대선 경선 관리를 둘러싼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의원 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이 이준석 대표의 '예비후보 전체회의'를 '가두리 양식장'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하자 이 대표는 적반하장이라고 맞받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거물급 외부인사들의 입당 후 세몰이가 본격화하면서 당내 힘겨루기가 격화되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 자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다. 당 지도부가 아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전날 이준석 대표가 이끈 '예비후보 전체회의'를 문제 삼았다. 예비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정례회의로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군소 후보 등에게 여론의 주목도를 높여주려는 의도도 깔렸다.

정 의원은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들을 죽 늘어세워 놓고 함께 서 있는 모습, 3040 후배들이 내게 보내온 카톡 메시지는 냉담하다. '잔칫상에 몇번 오르내린 잡채를 먹는 느낌', '구리다', '상상력의 부족이다'"라며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낮은 군소 후보를 멸치에 비유한 셈이다. 이어 정 의원은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중앙당 위주 운영방식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각 후보들은 저마다 거미줄 같은 스케줄이 있고 일정을 취소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자꾸 중앙당이 갑자기 부를 일이 아니다. '후보자 편의주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필요 이상으로 대선 후보들을 관리하려다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 시켜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

정 의원의 비판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간의 신경전과도 무관치 않다. 이 대표는 공정한 경선 관리를 강조하면서 당 대표 직속의 검증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검증단장으로는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에 몸담아 일할 때 저격수였던 김진태 전 의원이 거론됐다. 지도부의 구심력을 높이는 이 대표에 대해 정 의원 등이 반발하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정 의원은 일찌감치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중진의원으로 분류됐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2021.8.5/뉴스1

그러나 이 대표는 이 같은 비판을 일축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남들이 9월 말 경선출발론 이야기하고 그럴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 이야기하면서 경선 일정 당기고 후보들이 빨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 만들어 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적반하장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본인이 8월 경선버스 출발론은 관철해 후보들의 공간을 먼저 열어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하냐' 할 분들이 지금와서는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 보인다' 이런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보들이 중심이 되려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실패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이회창 총재 중심으로 선거 치르던 게 '후보 중심 선거'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후보 중심 선거"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당 대표에 당선됐던 사례도 들었다. 이 대표는 "누군가가 그냥 전당대회 때처럼 고민해서 메시지 내고 공약 내면서 달려나가면 그게 후보에게 이목이 쏠리는 것"이라며 "전당대회때 룰 관련해서 이야기 한마디도 안 하고 당에서 오라는 이벤트 하나도 안 빠지고 다 가고 해도 선거 치르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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