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압박', 안철수의 선택은?… '담판·독자노선' 모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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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올해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기싸움이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대표에게 입장을 밝히라며 강한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이 대표 요구를 수용해 담판을 짓기도, 합당 대신 독자 행보를 걷기도 난감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연일 안철수 '압박'… "독자 출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주재 신임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이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당은 국민의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단일화 승리를 위해 본인들이 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본인들이 제안한 것 내에서 어떤 것으로 결론낼지 답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에 이어 안 대표가 직접 합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단순하게 예스냐 노냐 물어보고 있다. 예스인지 노인지 답하면 국민 우려와 모호함이 해소될 텐데 언제까지 답변을 회피하면서 갈 건지"라며 "그 와중에 상대 당 대표에게 철부지라고 그러지 않나 비하적 발언들이 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가 자신의 회동 제안에 대해 연락을 준 적이 없다고도 했다.

안 대표의 독자 대선 출마 가능성에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에서 당헌당규 고쳐서 안 대표가 출마한다면 그건 국민의당 사정"이라며 "그런 게 저희에게 전혀 협박으로 느껴지지 않고 본인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그 말은 합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그냥 노라고 답하시면 된다"고 했다.



안철수의 선택은?… 전격 회동, 독자노선 모두 부담감


안 대표는 지난 2일 '플러스 통합' 원칙을 밝힌 이후 양당의 감정싸움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시 안 대표는 여권 대선주자들의 합산 지지율이 야권보다 높다며 "야권은 위기 상황이고 이대로 가면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제1야당과 제2야당의 지지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플러스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양당이 날선 표현을 동원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안 대표가 이 대표와의 담판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협상 결렬 이유였던 국민의당의 당명 변경,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별도 위원회 구성, 당헌·당규에 차별금지 조항 신설 요구에선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절충이 불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올해 6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은희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당내 반발도 불가피하다. 이 대표를 향한 공세의 전면에 섰던 권은희 원내대표, 이태규 사무총장 등이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어서다. 안 대표가 이 대표와 만나려면 먼저 당내 설득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당내 설득 없이 회동에 나설 경우 '사당화' 비판을 자초할 수 있어서다.

이 대표가 '정시 버스론'을 강조한 만큼 국민의힘 경선 돌입 이후에는 당분간 합당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 이 대표는 이번 주가 지나면 국민의당에 합당 논의 제안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차기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국민의힘 경선이 끝날 때까지 합당 논의가 재개되기 어렵다.

문제는 독자 노선을 택할 경우 안 대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 당 밖 주자들의 입당으로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차기 대선에서 '제3지대'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안 대표의 독자 행보가 폭넓은 지지를 받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경선 이벤트를 통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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