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는 '2022년 5월9일 자정'…文 대통령, 김정은 만날까

[the300] 2018 평창, 2022 베이징에 대입해 보니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9월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9.19/뉴스1
"논의한 바 없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간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된다는 외신 보도를 부인하며 출입 기자단에 보낸 메시지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논의중 이라는 외신보도는 이미 밝혔듯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의를 안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논의를 안하겠다는 문구는 없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극적인 정상회담을 감안하면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형 이벤트'가 기획되지 말란 법도 없다.

실제 평창 동계올림픽 무렵과 같은 속도로 통일·외교·안보라인이 움직인다면 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9일 24시' 이전에 충분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임기말 통일·외교·안보라인에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총력전'을 지시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김여정 청와대로, 정의용 평양으로


=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9일 오후 KTX를 타고 강원도 평창군 진부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김여정은 2박3일간 한국에 체류하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참관하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다. 2018.2.9/뉴스1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 시기는 2022년 2월4일부터 20일까지로 '남북 단일팀 조성,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방한'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던 평창동계올림픽(2018년2월9일~25일)과 개최 월일이 거의 같고 '2018 1차 남북정상회담'은 평창 올림픽 폐막 2개월 뒤인 4월27일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도 평창처럼 남북 단일팀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김 총비서가 코로나19(COVID-19) 확산 우려로 도쿄 하계올림픽은 불참을 선언했지만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남북 대화 분위기는 되살아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회담 여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에 남북간 '비대면 정상회담설'이 돌고 있다. 야권이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신(新) 북풍'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더욱이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해수부 공무원 사살 등으로 북한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상태다.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는 비슷해도 대외 여건이 달라진 것이다.

29일 통일부에 따르면 2018 1차 남북정상회담 전 남북은 1월부터 공식적으로 14차례 만남을 가졌다.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등이 실린 판문점 합의가 나왔던 2018 1차 남북정상회담 전 남북은 △고위급회담 △실무접촉·회담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문 △대북 특사 방북 등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통일부, 국가정보원이 투입됐다.

2018년 1월 남북고위급회담과 3월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은 통일부 장관(당시 조명균)이 우리측 수석대표였고 평양에 있는 조선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대북 특사는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현 외교부장관)이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참관하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한 바 있다.

(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 후속조치등을 논의하기 위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1.5.26/뉴스1
뿐 만 아니라 서훈 국정원장(현 국가안보실장)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과 특사 방북 시 대표단으로 동행했다. 이번에도 고위급 회담, 특사 방북 등이 이뤄질 경우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잠행'을 깨고 북측과 공식적인 대화 전면에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핵 문제를 대미 외교라는 관점에서 보면 정의용 외교장관에 대한 대미 소통 역할론도 나오고 있다. 청해부대 사태로 경질론까지 나왔던 서욱 국방 장관도 군사분야 대북 소통으로 남북관계에 기여할 전기를 맞은 셈이다.

남북은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없이 끝난 '하노이 노딜' 이후 '적대행위 전면중단 조치'인 9·19 군사분야합의에 따른 JSA(공동경비구역) 자유 왕래 등 상호 신뢰 조치 협의 이행이 숙제로 남은 상태다. 2018년 9월19일 체결된 9·19 군사분야합의 서명 주체도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북한은 노광철 인민무력상)이었다.


비대면 정상회담설…사전 대화 더 간소해질지도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서욱 국방부 장관과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국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21.3.17/뉴스1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전 회담의 간소화· 비대면 방식 정상 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일부는 남북이 화상회의 시스템·방역 대면회담 방식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고 밝힌 상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교수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 "지금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며 "어떤 계획이, 모멘텀이 정치적 효과 ·실리적 효과가 좋을지 (검토하는) 맥락 하에서 결정되니 미리 알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정상회담을 위해선 미국측과의 사전교감도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물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고 판문점 합의 이후 평양공동선언 9.19군사분야 합의는 체결했다"며 "많은 사람이 움직여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 그전만큼 중요하지 않고 기존 합의를 어떻게 끌어갈 것이냐가 중요해 과거보다 준비하는 수준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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