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협상 중단… "전쟁 같은 합당" 현실화

[the300] 합당 사실상 결렬 수순 밟나… 양당 대표 만남에 달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권은희 국민의당 단장과 성일종 국민의힘 단장이 대화하고 있다. 2021.7.27/뉴스1
"전쟁 같은 합당 되지 않도록 저와 안철수 대표 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합당 과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국민들 앞에 같이 설 수 있으면 좋겠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실무 협상이 중단되면서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결렬'이란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중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합당 문제는 양당 대표의 몫으로 넘어갔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협상을 종료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있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회동에 대해 "대동소이"라고 밝힌 뒤 회의실 배경막에 작업의 진행상황을 표시하는 의미로 그려진 '로딩중...'을 나타내는 그래프에 빨간색 칠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국민의당 양당 실무협상단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약 90분 회의 끝에 합당을 위한 실무 협상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협상단장을 맡은 권은희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지금까지 진행된 협상안을 밝히며 "이후 양당 실무협상단은 협상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실무협상단이 이날 공개한 진행 상항에 따르면 양당 협상단은 재정 승계·사무처 인력 승계·당원 승계·당 기구 구성에는 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당명 변경·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위원회 신설·차별금지 조항 제정에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에 당명 변경을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당명 변경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합당 이후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당명 변경 여부를 후보에 일임하자는 역제안을 했다.

국민의힘 실무 협상단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은 "실질적 국민의 지지로 재보궐 선거도 승리했고 지금 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며 "여러 경제적 문제도 있어 당명은 계속 썼으면 하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플랫폼 구축도 양당이 충돌하는 부분이다. 국민의당은 장외 대선 주자들에게 좀 더 공정한 경선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새로운 야권 단일 후보 선출 '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당헌으로 규정된 당원과 일반 국민여론조사 50:50 비율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통합이 아니라 합당이 우선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성 의원은 "합당인지 통합인지 정확한 입장을 달라고 국민의당에 말씀드렸다"며 "국민의당은 통합을 위한 합당이라고 하는데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합당을 먼저 하고 나서 통합을 논의하자는 주장이다. 성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에서 제안한 모든 것들을 다 포함해서, 합당한다면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에 국민의당이 들어와 의견을 내고 토론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야권 단일 후보 위원회 신설과 후보 선출 방식 등을 언급한 건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 당헌 제75조 '대통령선거후보자의 추천'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대선까지 8개월 남았기에 안 대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합당 이후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야 대선 출마를 할 수 있다. 안 대표 경쟁력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 경선에 그대로 참여하는 것보다 새로운 야권 대선 플랫폼에서 경쟁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서 차별금지 조항을 담는 것도 쟁점이다. 국민의당은 새로운 통합 정당 당헌·당규에 차별금지위원회 관련 규정을 두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성 의원은 "여러 가치적 측면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선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제 공은 양당 대표에게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진상 규명을 위한 추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안 대표는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범야권 대권주자들의 공동 대응도 제안했다. 2021.7.25/뉴스1
이날부로 실무 협상이 중단되면서 합당 논의의 공은 양당 대표에게 돌아갔다. 성 의원은 국민의당이 제안한 '야권 단일 후보 선출 위원회 구성'과 관련 "이 부분은 안 대표께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다른 후보를 만나셨을 것이고, 우리 이 대표도 다른 후보들을 만나셨다"며 "야권 전체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들은 양당 대표가 직접 만나서 상의를 좀 하시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드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이견이 가장 큰 야권 단일 후보 위원회 신설은 양당 대표가 직접 만나 풀어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당은 양당 대표 만남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이 대표는 합당과 관련해 안 대표에게 만나자고 제안을 했지만 안 대표는 "다른 경로를 통해 방법을 찾겠다"며 호응하지 않았다.

한편 '지분 요구'라며 논란이 일었던 당 기구 위원장 등의 공동 임명 문제는 양당이 합의를 봤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당헌상 1인으로 제한되는 당 기구는 양당 사무총장 간 협의로 경쟁·위원회 구성·병립 방안 등을 검토하여 임명하기로 했다"며 "국민의힘 당헌상 제한을 두지 않는 당 기구는 양당의 현재 직책을 존중하여 공동 임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이날 마지막 회의를 마치는 순간까지도 신경전을 벌였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야권 대통합을 위한 합당을 추진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의, 국민의힘에 의한, 국민의힘을 위한 합당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성 의원은 "그렇지 않다"며 "정말 많은 것들을 함께 함으로 인해서 공통으로 풀었고 저희가 받을 수 있는 부분들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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