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논란 1년 만… 과방위 넘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 법안

[the300]인앱결제 강제, 부당 앱심사 지연 및 삭제 등 금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원욱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앱 결제' 강제 도입을 막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사진=뉴스1.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최초 법안이 발의된 지 1년 만이다.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 시점을 6개월 유예하는 변수가 발생했으나 과방위의 법안 처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 등 갑질 방지 규제 신설


과방위는 2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6건을 병합한 안건조정위 대안이다. 앞서 안건조정위는 이날 오전 3차 회의를 열고 해당 대안을 통과시켰다.

더300(the300)이 입수한 개정안 전문에 따르면 법안은 '앱마켓 사업자 의무 및 실태조사', '앱마켓 금지행위' 부문으로 나뉜다. 제22조 9항으로 신설한 의무 및 실태조사 조항에는 △1호: 결제 및 환불 사항을 이용약관에 명시하는 등 이용자 피해 예방하고 이용자 권익 보호 의무 △2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앱마켓 운영 실태조사 실시 근거를 규정했다. 이용약관 명시 내용과 실태조사 방식은 대통령령(시행령)에 위임했다.

앱마켓 갑질 방지 규제는 50조(금지행위) 1항에 9~13호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개정했다. △9호: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인앱결제 강제 금지) △10호: 다른 앱마켓에 등록하지 못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도하는 행위 △11호: 모바일콘텐츠 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 △12호: 모바일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 △13호: 그 밖에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에게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방통위의 통신분쟁조정위원회(45조 2항) 조항에는 '앱마켓에서의 이용요금 결제, 결제 취소 또는 환급에 관한 분쟁'을 신설, 분쟁조정위가 해당 분쟁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부칙에는 법을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의무 및 실태조사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체회의에서 50조 1항 10·13호에 대해 중복규제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안건조정위원장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고 다른 앱마켓에 가지 못하게 하는 건 다 연결된 기술적 영역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라며 "조사 결과를 가지고 방통위가 조치를 취하고 독점 관련 내용은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논란 촉발 1년 만에 과방위 통과


구글 플레이스토어 로고. /사진=구글.

앱마켓 갑질 금지 법안들은 지난해 7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공식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발의됐다. 앱 개발사와 디지털콘텐츠 창작자들은 전 세계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을 차지한 구글의 갑질 행위라며 반발, 정부와 국회에 인앱결제 강제를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구글은 애초에 인앱결제 연동은 필수였고 당시 발표는 기존 정책을 재확인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앱마켓 갑질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연이어 발의하며 입법 규제에 나섰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구글을 향한 규탄을 쏟아내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비판 여론이 입법 규제 움직임으로 번지자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시점을 올해 1월에서 10월로 미뤘다.

과방위의 법안 처리는 지연됐다. 정보통신방송소위원회는 세 차례 회의를 열고 개정안을 심사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 의결을 주장했으나 야당 의원들이 한미 통상 갈등 등 우려를 제기하며 신중론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3월 매출 100만달러까지 수수료율 15%를 적용하는 수수료 일부 인하 정책으로 대응했다. 미국 무역대표부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입법 저지에 나섰다.

과방위는 여야 이견과 4·7 재보궐선거, 당대표 선출 등 여파로 개정안 심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여당은 야당의 TBS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 요구 등으로 의사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달 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안건조정위를 꾸렸다. 지난달 28일 첫 회의 이후 두 번의 추가 논의를 거쳐 이날 법안을 가결했다.

과방위는 안건조정위 처리 직후 3시간 만에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 표결을 부쳤다.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개정안이 통과됐다. 구글이 전날 인앱결제 강제 시점을 10월에서 내년 4월로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법안 처리는 예정대로 이뤄졌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민주당은 무조건 통과시켜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착한 나머지 무모한 졸속 처리를 감행했다"라며 "민주당은 졸속처리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해선 억지로 눈감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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