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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상대국의 홀대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직업 외교관인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성적인 망언이 계기가 됐다. 그동안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핵 무장화, 일본의 반한 정서 대두 등과 맞물려 상대국으로부터 대통령이 폄훼를 받고 있다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특히 예절 문화 등에서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동아시아 주변국과 이런 논란거리가 생기면서 국민적 반발이 일기도 했다. 때로는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이라며 청와대가 진화에 나선 적도 있지만 이번에는 외교 당국이 직접 대사를 초치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왕이, 문재인 대통령에 '팔 툭툭' 논란…靑 "친근감 표시일 수 있어"앞서 문 대통령이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과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으로부터 외교적으로 결례를 당했다는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왕 부장과 악수를 하며 그의 팔을 두드리자 왕 부장도 문 대통령의 팔을 두드렸던 것이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일국의 외교 장관이 상대국 국가원수의 몸을 두드리는 게 부적절하다는 주장과 함께 스킨십의 일종이란 반론이 제기됐다. 왕 부장은 그해 7월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눌 때도 문 대통령의 팔을 세게 흔들었던 전력이 있다. 다만 청와대는 이런 왕 부장의 결례 논란에 대해서 "친근감 표시일 수도 있는데 굳이 결례라고 보지 않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2019년 12월에는 중국 외교부가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의 내용과 관련 "문 대통령이 홍콩과 신장 문제를 중국 내정이라고 말했다"며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도 결례 논란이 일었다. 상대국 정상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표현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의 언급을 잘 들었다는 취지로 발언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여정 "미국산 앵무새" 담화…靑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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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8.2.10/뉴스1

북한과 관련해선 '대남 스피커'로 불리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발언이 대표적 결례로 꼽힌다. 외교적으로 비전형적인 표현으로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일삼았다. 일례로 김 부부장은 남북 무력충돌로 희생된 55명의 서해수호 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열린 서해수호의 날(3월26일) 기념식장을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탄도미사일 문제를 거론하며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자 "미국산 앵무새"(3월30일자 담화문)라는 비난을 내놨다.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유감이다"며 "북한도 대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부부장이 2020년 3월 북한군의 화력전투훈련에 유감을 표한 청와대를 겨냥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냈을 때 청와대는 "발사체 발사는 중요한 문제지만 담화는 즉각적으로 입장을 낼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소마 공사 "마스터베이션" 발언 파문…靑 "엄중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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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이 17일 오전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급기야 성적인 망언 논란까지 벌어졌다.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한국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대일 외교를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에 빗댔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의를 하자 돌연 소마 공사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인 17일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로 초치,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가 국내 언론인과 면담시 우리 정상의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한데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번 문제를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며 "일본의 외교적 조치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초치되기 전 새벽에 입장문을 내고 "즉시 제가 소마 공사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화 중에서 보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결코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한 발언이 아니었으며 소마 공사가 간담 상대인 기자님에게 그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하고 철회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아이보시 대사의 주장대로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발언이 아니었더라도 문재인 정부 또는 한국에 대해 저급한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는 의미는 가능하기 때문에 논란은 불가피하다.

앞서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9년 8월에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문 대통령을 겨냥해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할 리더십을 취해주길 바란다"라고 발언한 일도 있었다. 우리 외교부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