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뉴딜의 '기획자·설계자·확장자·완성자'는 文대통령"

[the300]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힌 '한국판 뉴딜' 뒷얘기

정진우 | 입력 : 2021.07.15 05:30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2.0 미래를 만드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늘,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자신감과 함께 보다 강화된 '한국판뉴딜 2.0'을 발표하게 됐습니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판 뉴딜을 더욱 확장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한 단계 진전된 전략입니다."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뉴딜 2.0' 전략 발표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우리의 선택'을 강조했다. 정책 발표와 관련된 행사에선 통상 '추진, 결정, 성과' 등을 강조해왔던 문 대통령의 어법과 다소 차이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1년전 '한국판뉴딜'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 같은 배경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정확히 1년전인 2020년 7월14일 포스트코로나 시대 성장 전략으로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토대로 '한국판뉴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향후 5년간 총 16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참모진은 '한국판뉴딜'에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참모진의 부정적인 생각을 설득하는 등 끝까지 밀어붙였다는 얘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해 5월29일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청와대 핵심참모가 '한국형 뉴딜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들었다"며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두고 밖에서 활동하던 나는 '어떻게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해 청와대의 핵심참모가 저렇게 말을 할 수 있나'란 생각이 들면서 이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품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2.0 미래를 만드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7.14. photo@newsis.com
이 핵심 참모징은 김상조 당시 정책실장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이 해당 워크숍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방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청와대 정책실은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을 다루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여기서 반대하는 정책은 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그린뉴딜'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을 당시 핵심 참모가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까지 더하는 데 두 차례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지만, 문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한 절박한 대응' 등의 이유를 들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 전략 '한국판뉴딜'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한다고 생각했다. '디지털뉴딜'에 중점을 두고 출발했지만,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 전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린뉴딜'을 또 다른 축으로 세웠다.

문 대통령은 "16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이 세워졌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담하고 원대한 국가발전 전략이 됐다"며 "당면한 위기극복뿐 아니라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전략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 핵심 참모의 반대 내지는 소극적 태도 속에서도 지난 1년 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세계 석학 및 전문가, 해외언론들이 '한국판 뉴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동안 '한국판뉴딜'과 관련해 얘기한 것을 살펴보면, 이 정책을 책임감 있게 추진해야 할 청와대 참모진도 확신이 부족한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비전과 논리와 내용을 만들고 확장해왔다"며 "'한국판뉴딜'의 기획자·설계자·확장자·완성자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다"고 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목록

최신뉴스

전체기사보기

베스트클릭

  1. 1이준석, 尹-李 영수회담에 "긍정적...조국이나 나는 부담스러울 것"
  2. 2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임명…총리 지명은 더 신중 모드
  3. 3尹정부 2번째 재외공관장회의…호주 공관장 불참, 주중대사 참석
  4. 4이재명, 윤 대통령에 민생지원금 요구하고 총리 추천?···용산회담 주목
  5. 5윤 대통령 '영수회담' 결단에 …국민의힘, 정국 반전 기대감 '솔솔'
  6. 6윤 대통령, 빠르면 21일 비서실장 지명…총리는 더 늦어질듯
  7. 7"고래가 잘못 꼬리짓 하면 송사리는 죽어"…허리 숙인 與 낙선인들
  8. 8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9. 9국민의힘, 윤석열-이재명 회담 성사에 "적극 환영…초당적 협력 기대"
  10. 10달라진 尹, 이재명에 먼저 손 내밀었다…'5분 통화'→3년 바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