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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릴레이 대선주자 인터뷰-홍준표 의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복당 후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권력구조 개헌과 관련해 "지금은 국회 권력이 굉장히 강화됐다. 국회가 개편되면 4년 중임제로 일정 수준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대통령 권한이 제왕적이라서 나라가 잘못돼 가는 게 아니다. 정치인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안 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현행 헌법의 '87 체제'가 30여 년이 넘었음을 지적하며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내각책임제, 이원집정부제 개헌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분권형 대통령제 등 개헌이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남북 분단 상황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일어나는 개헌 논의에는 "재집권 전략 포기"라며 비판했다. 홍 의원은 "국민이 정권 바뀌길 원하니까 바뀐 정권에서 어떻게 국정을 장악할까? 그것을 연구하는 게 (민주당의) 개헌 논의다"고 했다.

행정구조 개혁을 대선 공약으로 내겠다고 했다. 국민 8128명을 심층 인터뷰해 홍 의원이 29일 발표한 인뎁스(In-depth)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42.4%가 '비대한 행정·재정 구조 개혁'이라고 답했다.

이에 홍 의원은 "경남 도지사를 해봤는데 '도(道)'는 없어져도 된다"며 "전국을 40~50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이라는 2단계 행정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끝내 복당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인뎁스(In-depth) 조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프랑스 대통령이 된 마크롱을 벤치마킹했다. 마크롱은 '프랑스를 위한 진단'이라는 주제로 30만 가구를 방문해 프랑스 국민 2만5000명의 인터뷰를 모았다. 인터뷰 분석을 토대로 프랑스 개혁 방안이 담긴 책을 출판하며 대권에 도전했다.

대한민국 시대정신으로는 '선진강국'을 꼽았다. 홍 의원은 "소득 3만불 시대다. 선진국에 걸맞은 사회, 문화, 정치 그리고 대북 관계를 재정립해야 된다"며 "선진강국 시대 정신에서 국민이 정말 바라는 건 번영, 공정, 모든 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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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릴레이 대선주자 인터뷰-홍준표 의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다음은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29일 발표한 인뎁스 조사 보고서를 인상깊게 봤다. 인뎁스 조사 보고서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작년에 무소속이 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 당에 들어오려 했다. 그러나 자칫하면 당내 세력 갈등으로 돌아가지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대통령이 된 마크롱은 어떻게 돌파했을까를 생각했다. 마크롱이 사회당에서 탈당했다. 마크롱이 어떻게 대선을 치를 수가 있었는지 연구하는 과정에 2만5000명을 심층 면접 했다는 걸 알았다. 마크롱은 그것을 기초로 자기 대선 국면을 만들고 프랑스 변화를 이끌며 대통령이 됐다. 그것을 벤치마킹해서 우리도 마크롱이 한 방식대로 국민 상당수를 일대일 대면으로 의식 조사를 해보려고 시작한 게 인뎁스 보고서다. 그걸 다 만들어 놓고 보니, 김종인 체제가 종식이 된 걸 보면서 '복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복당 직후에 인뎁스 보고서를 발표하는 계획을 세웠다.

-평소 생각하고 예상했던 시대정신과 인뎁스 조사 보고서 결과가 일치했나

▶대한민국 시대정신은 인뎁스 조사 결과와는 개념이 다르다. 시대정신은 더 큰 개념이다. 인뎁스 조사는 국민 의식 조사다. 나는 대한민국 시대정신을 '선진강국 시대'로 정의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서 소득 3만불 시대가 됐다. 이미 선진국이다. 선진국에 걸맞은 사회, 문화, 정치 그리고 대북 관계를 재정립해야 된다. 한때는 산업화가 시대정신,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다. 이제는 선진국이 됐기 때문에 선진강국이 시대 정신이다. 선진강국 시대 정신에서 국민이 정말 바라는 건 번영, 공정, 모든 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이다.

-인뎁스 보고서에 따르면 행정구조 개혁을 바라는 국민 응답이 40%가 넘었다.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개헌과 맞물린다. 지금은 기초 단체, 광역 단체, 중앙이라는 3단계다. 3단계 구조는 과거 교통이 불편하거나 소통 안 될 때 이야기다. 경남 도지사를 해봤는데 도(道)는 없어져도 된다. 지방자치단체하고 국가로 하는 2단계 행정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도를 폐지하고 전국을 40~50개 자치단체로 묶어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사실 지금 경남이나 전남 시골의 군 가보면 인구가 2만4000~5000명밖에 안 되는데 공무원은 엄청 많다. 군의 재정 자립도가 20% 안 되는 곳이 대다수다. 80%는 국가에서 지원한다. 자치단체라고 할 수가 없다.

행정 통폐합으로 대규모 행정개혁을 하고 공무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 AI(인공지능) 시대로 공무원 수가 많을 필요가 없다. 공무원 수를 지금보다 1/3로 줄여도 나라 운영이 된다고 본다. 공공기관 일자리는 일자리가 아니다. 세금 나눠 먹기다. 일자리는 민간이 만들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회는 어떻게 하느냐는 반론도 있다. 기초와 광역 의원 제도를 두지 말고 국회의원 지방의원 제도를 두는 게 답이다. 지방의원은 자기 지역 일만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나랏일을 하고 기초와 광역 의원을 통합하자는 얘기다.

-대선 출마시 행정구역 통합을 공약으로 낼 생각이 있나.

▶공약으로 내걸 생각이 있다. 국회의원 제도도 상·하원, 양원으로 나눠야 한다. 상원은 50명, 하원은 150명해서 미국식 의회제도를 만드는 것이 옳지 않겠나. 지금 국회의원 300명은 너무 많다. 하원의원은 150명을 뽑되 전부 지역구로 해야 한다. 상원도 지역구를 대폭 늘려서 지역마다 2~3명 뽑든지 해야 한다. 그래서 상·하원이 서로 견제를 하면서 국회를 운영하는 게 좋다. 대통령도 4년 중임제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인뎁스 조사 보고에서도 '대통령 권한 축소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상당했다.

▶지금은 국회 권력이 굉장히 강화됐다. 국회 권력이 강화돼서 행정부보다 국회로 로비를 한다. 대통령 권한이 제왕적이라서 나라가 잘못돼가는 게 아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안 하기 때문에 국정이 파행으로 가는 것이다. 대통령 탓도 있지만 국회 탓도 있다. 국회가 개편되면 4년 중임제로 일정 수준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내각책임제는 우리나라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한때 이원집정부제, 분권형 대통령제가 만능으로 받아들여진 시절이 있었다.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남북 분단 상황에서 그것은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어렵다. 분권형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총리 권한 분배하기가 상당히 모호하다. 내치와 외치가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정통 삼권분립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민주당 일부 대권 후보들은 개헌을 얘기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개헌 이야기는 대통령마다 공약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을 했다. 개헌은 임기 초에 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금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개헌 논쟁을 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개헌 논쟁을 시작한다는 건 재집권을 포기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국민이 정권 바뀌길 원하니까 바뀐 정권에서 어떻게 국정을 장악할까? 그것을 연구하는 게 개헌 논의다. 국민이 옛날처럼 개헌 논의에 따라가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 초기 사회주의식으로 개헌 하겠다고 발표한 적도 있다. 내가 그걸 막았다. 집권 초기 개헌을 국민적 공론으로 해서 주장하는 건 이해가 된다. 87체제가 30년이 넘기고 있는데 이제는 그 체제를 다시 한번 손 볼 때가 아닌가. 그건 국민적 공론화가 돼야 한다. 대통령 임기 말에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당이 재집권을 포기했다는 인식밖에 못 준다. 대선 전략으로선 아주 어리석은 전략이라고 본다.

-정권교체를 한다면 정권 초기에개헌 논의를 던질 의향이 있나

▶대선 출마한 사람은 늘 개헌 이야기를 했다. 당선되고 난 뒤 개헌을 보류시켰다. 정권 초기 할 일이 많은데 개헌 논의하면 블랙홀에 빠지니까, 정권 획득한 세력이 자기 뜻을 못 펼치니까 개헌 논쟁을 안 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건 초기에는 자기 뜻 펼치도록 해주고 정권 중반기에 개헌 논쟁 불 지피는 절차가 중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