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의 편지' 품었던 윤석열 '갈 길'·'비전' 밝힌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으로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1.6.9/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국민 앞에 나선다. 정권이 발탁한 검찰총장이 야권 인사로 정치 전면에 나서는 만큼 본인의 비전과 정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파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윤 전 총장은 대변인단을 통해 이달 29일 '윤석열의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 시점을 공식화했다.

윤 전 총장은 우선 비전과 철학을 국민에게 내놓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사람이 정치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고 정치지도자로서 자질 검증도 받아야 한다. 경쟁자들의 공격이 쏠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주요 정책 제시에는 시간이 걸린다. 윤 전 총장 측 핵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참모들과 윤 전 총장이 생각을 계속 나누는 중"이라며 "(정책 키워드 등은) 확정된 게 없어서 아직 무슨 말을 하기가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비전과 철학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안보 문제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6.29 민주화 선언이 나온 날,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국민 발표에 나선다는 상징성이 이를 잘 반영한다.

윤 전 총장이 그동안 밝혀온 명분과도 통한다.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던지던 날도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하부 이회영기념관에서 이회영 선생의 후손인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1.6.9/뉴스1
윤 전 총장은 복수심 등 사사로운 감정이나 욕심이 아니라 애국심 때문에 나섰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평소 윤 전 총장은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위해 상하이로 떠난 뒤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구절을 무엇보다 아꼈다.

해당 편지에서 윤 의사는 "사람은 왜 사느냐. 이상을 이루기 위하여 산다...(중략)...우리 청년 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더 한층 강의(剛毅, 굳센)한 사랑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사랑이다"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이 고심 끝에 윤 의사 기념관을 대국민발표 장소로 선택한 것도 윤 의사의 삶을 깊이 존경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전 총장의 부대변인인 최지현 변호사는 장소 선정 이유에 대해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인 헌법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장소 선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의원은 이날 더300과 통화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게 고맙다"고 밝혔다.




D데이 정한 윤석열, 입당은?…"일단 관망"vs"빨라질수도"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윤석열측 제공) 2021.6.15/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정국에 공식 등장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당분간 입당을 하지 않은 채 본인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입당 시점이 마냥 늦춰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24일 윤 전 총장은 대변인단을 통해 이달 29일 '윤석열의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 시점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연이어 만난 사실이 공개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달 초만 해도 입당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쏟아지는 추측성 보도에 윤 전 총장은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공개 일정이었던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장고에 들어갔다.

29일 정치참여 선언을 하더라도 일단은 외곽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 측은 현재까지 입당과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윤 전 총장 캠프 내에서는 이동훈 대변인 사퇴 파동이 있었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경선 일정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데 향후 호남 지지층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전체적인 판세를 좀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엄정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장 출신들의 대권 도전 직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부담이다. 국민의힘 입당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의 '윤석열 X파일' 관련 발언을 듣고 있다. 2021.6.24/뉴스1
한편 최근 'X파일 논란'이 입당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여권에서 나서면서 X파일 자체의 진실성이 의심받게 됐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X파일 대응 등을 위해 입당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뜻이다.

박성민 대표는 "여권이 메신저로서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이라서 X파일 공격은 별로 효과가 없을 듯하다"며 "오히려 생성과 유통 과정이 더 문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만일 금융정보와 같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됐다면 불법사찰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희생자 이미지를 얻어 윤 전 총장에게 좋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입당은 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율 교수는 "이번 X파일 공격은 잘 넘기더라도 다음에 또 다른 공격이 왔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입당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 차원에서 영입에 조바심을 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면접을 마치고 "대선 버스는 8월 말로 언급했고 버스라는 게 그 시간에 맞춰서 타는 사람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빨리 타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원론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참여는 고독한 개인의 결정이고 당긴다고 해서 잘 되는 건 아니다"며 "윤 전 총장도 고민이 깊어서 시간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개인적 이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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