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상임위' 전락한 과방위…ICT법안 심사 '올스톱'

[the300]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논쟁의 대상이 된 포털 뉴스 배열 알고리즘 문제를 논의하는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여야의 극심한 갈등이 불거지며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간사 간 감정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입법 논의와 현안 대응이 중단됐다.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법안들의 심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야당 'TBS 감사' 요구 두고 격돌… 성명 '설전' 이어간 여야 간사


과방위는 23일 오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소위원장으로 있는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1소위)를 열었다.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가 소위원장인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와 전체회의는 야당의 보이콧으로 개최 여부가 미지수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1소위에 참석했다가 퇴장하는 방식으로 법안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6일 전체회의가 파행을 맞은 이후 여야의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당시 국민의힘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의 출연료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에 TBS 감사를 청구하는 안건을 상정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된 TBS 문제를 국회가 다루는 건 월권이라며 야당 요구를 거부했다. 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여야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해당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떠났고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상황에서 법안 상정과 소관 기관들의 현안보고가 이뤄졌다. 반도체 현안 대응을 위한 반도체 태스크포스(TF) 구성 안건은 처리되지 못했다.

이후 여야 간사들은 과방위 파행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성명 설전을 벌였다. 조승래 간사는 21일 "국민의힘은 TBS 감사원 감사 청구만 고집하며 과방위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라며 박성중 간사에게 2소위 개최를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2소위 개회 요구서도 제출했다.
박 간사는 조 간사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김어준씨를 비호하고 있다면서 조 간사의 간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반박 성명을 곧장 내놨다. 조 간사가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하이에나' 표현을 동원하며 비난한 점도 규탄했다. 전날 민주당 의원들은 "일하기 싫어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하라"라는 추가 성명을 발표했다.



구글 갑질 금지 등 산적한 ICT 법안들… 심사 일정조차 '미정'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와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가 올해 2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여야 대치 구도가 길어지면서 과방위에 산적한 주요 ICT 법안 처리가 요연한 상황이다. 앱 개발사, 웹콘텐츠 업계에서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앱마켓 갑질 금지 법안이 대표적이다. 인앱결제(앱마켓 내 결제만 허용) 강제 금지가 핵심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7건으로 세 차례 법안 심사가 이뤄졌다.

민주당과 관련 업계는 구글이 10월부터 수수료 일부 인사 조치를 단행하기 전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정권의 디지털뉴딜 추진을 위한 핵심 법적 기반인 데이터기본법 제정안 역시 선결 과제로 꼽힌다. 이들 법안은 2소위에 계류돼 있어 심사 일정부터 잡혀야 상정 안건 포함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 사장, 이사진 교체가 연이어 이뤄지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입법 역시 시급한 현안이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방송문화진흥회법·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법 개정안은 10건을 넘는다. 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으나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입법에 실패했다. 과방위는 방송 관련 법안 논의를 위한 TF 구성을 논의했으나 아직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과방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의사일정을 협의해야 하는 여야 간사들이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6월 중 추가적인 회의 개최가 어려울 것 같다"며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면 상임위 진행이 더욱 어렵기 때문에 그 전에 법안 심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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