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유치찬란한 정권"…다시 읽는 '상관모욕죄 논란史'

[the300] [현장+]


/사진=정청래와 더불어민주당 트위터 캡처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사에 '악플'을 두 번 달았던 병사가 지난달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상관모욕죄 논란사'가 눈길을 끈다. 과거 정권 때 대통령을 비난한 군인이 재판에 넘겨지자 정치권에서 풍자·조롱이 섞인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측에서 2012년 육군 대위가 '가카XX' 등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혐의로 기소됐을 때 반발한 것이다. 그로부터 9년 뒤 이번엔 현역 병사가 '문XX' 등 표현을 쓴 것을 두고 군 당국이 문제시했다. 민주당측의 '촌철살인'(?)비판을 되새기게 한다.


박용진 9년전, "육군, 무리한 법 적용"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판에 앞장섰다. 당시 민주통합당 대변인을 맡았던 박 의원은 "육군이 무리한 법 적용과 기소로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논평했다.

/사진=박용진 의원 블로그
박 의원은 당시 "이번 상관모욕죄 적용은 이미 없어진 '국가원수 모독죄'(정식명칭 국가모독죄·1988년 폐지·2015년 위헌 결정)의 부활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트위터에 "야당 찍은 군인들 모두 군사법정에 세워라. 상관정당 모욕죄로!"라며 "참 유치찬란 빵꾸똥꾸 정권이다"라고 썼다. 이 대위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런 논리를 대입하면 문 대통령 기사에 24글자 악플을 달았다 지난달 징역 6월에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육군 상병도 '군사독재 시절 잔재'에 의해 날벼락을 맞았다. 정 의원이 '유치찬란'이라 지목했던 문제가 문재인 정부 들어 재연됐다.

= 2016년 1월27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중앙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을 처리, 본격적인 비상대책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2016.1.27/뉴스1
같은해 부사관도 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자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이재정 현 민주당 의원이 "생각하고 비판하는 군인은 전방위적으로 막겠다는 군 검찰의 뜻으로 읽힌다"고 맹비난했다.


헌재,소수의견 -모욕죄와 사실상 동일시 "대다수 나라 입법추세에 역행"


물론 군율을 세우는 차원에서 현역 군인의 대통령 모욕은 처벌해야 한다는 게 일반론이다. 해당 부사관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와 관련한 헌법 소원을 걸었지만 2016년 합헌 결정이 내려진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다만 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상관모욕죄 헌법 소원과 관련, 소수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일반 형법상 모욕죄에 대한 별도의 헌법 소원(합헌 결정)에서 나왔던 소수의견(박한철·김이수·강일원)을 인용해 "모욕행위를 일반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기준에도어긋나고, 대의민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다수의 나라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범죄에서 제외하고 있는 입법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 법률조항도 형법상 모욕죄와 달리 볼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1) =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을 방문, 본회의장에서 욥 쿠엔카 상원의장의 환영사에 답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6.17/뉴스1
'상관모욕죄 합헌'은 정치권에 숙제를 남긴 측면도 있다. 헌재의 결정 직후 정의당은 "군인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는 현행 법체계에 대해 다시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 논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부턴 현역 군인의 휴대폰 사용이 전면 허용됐다. 대선이 다가오고 있고 장병들이 일상적으로 SNS 를 사용하게 된 점을 감안하면 '유죄 병사'가 늘 수도 있다. 앞으로 사법 자제든 입법 논의든 '해묵은 숙제'를 풀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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