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개혁보수 뿌리 살아남아 이준석 싹틔워, 무거운 책임감"

[the300][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③-<3>

유승민 전 의원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바른정당 창당을 통한 개혁보수 실험이 실패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우리가 뿌린 씨앗과 정신은 계속 살아있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재보선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고 이번 전당대회서 김웅 의원, 이준석 대표가 돌풍을 일으킨 건 그때 뿌리가 살아서 온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당 대표 체제에 대해 보람을 느끼면서도 제가 책임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을 창당해 나갈 때 우리 실험은 개혁보수 하나였는데 처음부터 이질적인 분들, 반기문 전 총장 대선 후보로 옹립하려던 세력들이 섞여서 33명이 나갔다. 이들은 금방 복당을 했고 마지막에 8명이 남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새로운보수당 자유한국당 합칠 때 전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 하자고만 하고 불출마선언 했다. 지분도 요구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다 안 지켜졌고 총선에서 참패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우리와 정치적 행동을 같이 하면서 젊은 사람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시절 기호 3번·4번 달고 시의원 구청장 당선되기도 어려운 시절에 노원병에 나가서 씩씩하게 했다"며 "그런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남아 개혁보수 실험이 명맥을 유지하고 이제 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 "(국민들이) 이준석 대표가 좋고 잘해서 밀어준 부분도 있지만 제가 10년간 보수의 변화를 주장해왔는데 '당신들 변화해야 한다'는 민심이 화산같이 폭발한 것"이라며 "이준석이란 사람이 그 에너지에 올라탄 것이지 에너지는 물밑에 늘 있었다"고 봤다.

유승민 전 의원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다음은 유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배신자 프레임'에 낙인찍힌 후 3지대에 있었다.
▶3지대는 안철수 대표가 좋아하는 네이밍이고, 전 보수 울타리 안에 늘 있었다. 바른정당을 시작한 것은 낡은 보수에 대해 염증이 나고 화가 나서 보수를 완전히 바꿔보자, 그럼 한국 정치가 바뀔 거라 보고 했던 거다. 진보에 대해선 기대하는 게 없으니까.

-결론적으론 그 실험이 실패했는데 원인을 뭐라고 보나.
▶바른정당을 창당해서 나갈 때 우리 실험은 개혁보수 하나였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질적인 분들이 같이 나갔다. 개혁보수와 거리 멀게 그냥 반기문 전 총장을 대선 후보로 옹립하려던 세력들이 같이 섞여서 33명이 창당을 했는데 이분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을 금방 해버렸다. 그 (개혁보수의) 끈을 놓지 않고 의지를 갖던 사람들이 마지막에 8명 남았다. 아주 작은 정당에서 어렵게 있다가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이 되고 새보수당을 거쳐 자유한국당과 합쳤다. 실패라 규정하시는 분들에게 성공이었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때 우리가 뿌렸던 씨앗과 정신은 계속 살아있었다고 본다. 자유한국당, 새보수당 합칠 때 전 불출마선언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 하자, 다만 바른정당 당직자들 고용승계 해달라 했는데 다 안 지켜졌다. 그러고 총선 참패한 거다.

근데 그 개혁보수 정신은 어렵게 살아남아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고 오신환 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했고 유의동 후보도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하고 계속되다가, 김웅 의원, 이준석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서 돌풍을 일으킨 게 아닌가. 이준석 대표가 자격이 돼서도 있지만 그 뿌리가 살아서 왔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 이준석 대표가 우리하고 정치적 행동을 같이 하고, 젊은 사람이 바른미래당 바른정당 시절 기호 3번 4번 달고는 시의원 구청장 당선되기도 어려운데 2018년 노원병 재보선 때도 나가서 씩씩하게 했다. 그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아남아 지금까지 와서 바른정당과 개혁보수 실험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이제 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준석 당 대표 체제에 제가 책임이 있는 사람같이 마음이 무거운 게, 이게 잘해야 개혁보수 실험이 성공하는 거니까 무거운 마음으로 걱정하면서 보고 있다.

2018년 6월4일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구병 국회의원 후보와 지원 유세에 나선 유승민 공동대표가 4일 서울 노원구 마들역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큰 관심을 끌었는데.
▶이준석 대표가 좋고 잘해서 밀어준 부분도 있지만 당신들 변화해야 한다고 하는 민심이 화산같이 폭발한 것이다. 보수의 변화를 바라는 에너지가 물밑에 이미 있었다. 이준석이란 특정인이 그 에너지에 올라탔다고 생각한다. 본인도 처음부터 이길 거라 생각 안 하고 마음 준비가 덜 된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이준석 대표는 상황 파악이 빠르고 모든 것을 현실적으로 보는 트레이닝이 된 사람이다. 수락 연설에서 공존을 얘기하던데 연령과 생각이 달라도 당 안에서 같이 가자는 것 아닌가. 진중하게 할 모양이다 싶었다. 전당대회부터 지금까지 이 대표 행보나 인사를 보면서 독단에 빠지지 않고 여러 의견을 듣고 잘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당과 당원들의 변화를 시작한 이상 돌아오면 안 된다. 이준석 대표 체제가 실패하면 과거의 낡은 보수로 순식간에 돌아갈 수 있다. 이 변화를 성공하게 만드는 게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다.

-'합리적 보수' '개혁 보수'로 인식되지만, 외교안보 쪽에선 강경보수 이미지가 강하다.
▶대선에서 부동산, 일자리 이슈는 예민한데 외교안보 문제가 결정적 변수가 되는 경험을 못했다. 조선 말기에 내치도 문제였지만 외교안보를 망쳐 나라를 빼앗겼다. 지금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는데 우리는 여기서 피해나갈 방법이 없다. 국방위 8년, 외통위에 잠깐 있었다. 한미동맹도 중시하지만 자주국방도 굉장히 중시한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북한이든 대한민국을 군사적으로 잘못 건드리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줘야 평화가 유지된다.

보수정권이 국방비 예산을 쓰지 않고 한미동맹에만 의지하는 데 비판적이다. 노무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보다 국방비에 더 썼다. 육해공군 해병대를 튼튼하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그런 점에서 사드도 얘기하고 전술핵 도입, 나토식 핵공유도 말하는 거다. 핵우산, 확장억제에 마냥 의존하다 북한 핵미사일 몇 방 맞으면 전쟁 끝난다. 국가 지도자라면 여기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는데 4년 동안 북한 김정은한테 사기만 당하고 북핵은 더 고도화됐다. 대화를 하되 우리 실력을 갖추고 원칙을 갖고 하자는 거다. 저는 외교안보에 대해선 원칙주의자다. 영토와 주권, 국민생활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게 국가의 제일 큰 의무 아닌가. 새로운 보수 안에 자주국방, 한미동맹, 원칙 있는 외교를 세워야 한다. 우리는 왜 호주, 일본처럼 중국한테 떳떳하게 얘기 못하나. 이 문제로 절 강경보수라 하면 억울하다. 밤새 토론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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