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첫 시험대 '부동산'…"민주당보다 강한 처벌" 지킬까

[the300]권익위 전수조사, 상당한 당내 파장 불가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 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한국 정당사 최초로 30대의 나이로 원내 정당을 이끌어 갈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 가운데 첫 시험대는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 문제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의 당 쇄신 의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동시에 당내 갈등이 표출될 수 있는 민감성을 갖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의혹 의원들에게 탈당·출당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 역시 부담감을 안긴다.



결국 민주당처럼 권익위에 조사의뢰한 국민의힘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소속 의원 102명 전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업무상 비밀 이용과 불·탈법 등 부동산 투기 의혹 소지를 밝혀달라는 내용이다.

감사원이 국민의힘의 조사 의뢰에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회신하자 다른 정당들처럼 권익위에 조사를 맡긴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전현희 위원장이 있는 권익위에선 공정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고, 강제 수사권이 없어 금융거래 내역 등을 파악할 수 없다면서 감사원 조사를 주장했다. 감사원법상 국회의원이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으나 조사 의뢰를 강행했다. "직무감찰이 아닌 별도 조사 의뢰"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이 감사원을 택한 건 오판이 됐다. 감사원 조사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민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당일 권익위 조사 의뢰를 단행하며 이 대표에게 안길 정치적 부담감을 최소화했다. 조사 주체 논란이 지속될 경우 이 대표 체제가 안착하는 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앞서 이 대표는 권익위가 아닌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전담 조사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김태응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거래특별조사단장에게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의혹 전수조사 의뢰서를 전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감사원에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했지만 감사원은 국회·법원·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은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아니라며 불가 회신한 바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보다 강한 처벌" 말한 이준석… '내홍' 막을까


의원들의 투기 의혹이 드러날 경우 이 대표가 어떤 처분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결정이든 철학과 원칙에 맞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라며 "적어도 민주당이 세운 기준보다 더 엄격하고 국민에게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포퓰리즘적인 측면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징계 수위라든지 국민에 대한 메시지는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은 이 대표가 핵심 가치로 내세운 '공정'이 훼손된 대표적 사례다. 보수 혁신과 쇄신의 선봉장에 서겠다고 공언한 만큼 민주당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출당 조치는 물론 당 차원에서 직접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제명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은 권익위 조사에서 부동산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에게 "당에서 나가라"라고 통보했다. 지역구 의원들에게 자진탈당을 권고하고 비례대표인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에 대해선 출당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비례대표는 탈당할 경우 의원직이 상실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해당 의원들 중 7명이 당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이 대표의 강력 조치는 민주당과 같은 내홍을 촉발할 수도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출당 조치를 발표하기 전 해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선당후사'를 부탁했으나 당내 갈등을 막지 못했다. 이 대표의 약한 당내 지지 기반을 고려하면 민주당보다 훨씬 큰 잡음이 흘러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은 전수조사는 물론 특별검사, 국정조사 의지까지 강력하게 밝힌 바 있다"라며 "권익위가 공정한 수사 결과를 내놓는다면 강력한 처분에 취하는 데엔 당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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