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성추행' 보고받는데 84일 걸려 …'부사관'은 숨졌다

[the300] (종합) 숨진 부사관 발견뒤 '단순 사망'→사흘뒤 '성추행'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사건과 관련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2일 공군 성추행 피해자가 숨진채 발견된 것을 당일에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정작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 원인으로 거론되는 성추행 사건 발생 사실은 그로부터 다시 사흘이 지나서야 보고됐다.

결과적으로 서 장관은 공군 참모총장이 피해자에 대한 성추행 발생을 최초 인지한 시점으로부터 40여일, 실제 사건 발생일로부터 80여일이나 지난 뒤에야 '사망자가 생전에 성추행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우리 군의 안이한 시각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장관은 9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망 사건 인지 과정과 관련, "(피해 부사관) 사망 당일날 아침, SNS 상황공유 단체 대화방에 단순 사망건이 올라와 처음 인지했다"고 말했다.이어 "5월24일 사망 사건에 대한 정식 서면보고를 받았고, 25일엔 이것이 성추행 관련한 사건이라는걸 정식 보고받았다"고 했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숨진 이모 중사(5월22일 발견)의 성추행 피해를 처음 보고 받은 건 가해자 장모 중사에 대한 군검찰 송치가 이뤄진지 일주일이 지난 4월14일로 알려져 있다. 서 장관은 이 총장의 인지 시점부터 41일이 지난 뒤에서야 사건을 알게된 것이다. 성추행 사건 발생 시점인 3월2일부터는 84일이 지난 시점이다. 이 총장은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한시간 반만에 수락한 상태다. 하지만 일종의 사표인 전역지원서는 수리되지 않아 현역 신분이 유지되고 있다.

서 장관은 민홍식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성추행·성폭력 사건 보고가 왜 장관에게 바로 안됐냐'는 질문에 "성범죄 사건은 군사경찰이나 군검찰이 (수사) 권한을 갖고 있다"며 "장관이나 참모총장들이 보고받는 건 주요사건 위주여서 성추행 관련 사건은 보고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답했다.

이날 야권 일각에선 피해자의 국선변호인이 피해자 가족에게 합의 의사를 물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군 법무관(국선변호인)이 피해자의 아버님한테 전화를 해서 1000만원이 됐든 2000만원이 됐든 금액은 정확하지 않지만 이 금액으로 합의하면 어떤지 제안을 했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질의했다.

성 의원은 이어 "가해자가 사건이 나니까 민간의 성폭력 전문 변호사를 샀다. 여기에 있는 변호사하고 통화를 했다는 것"이라며 "금액까지 제시하면서 무마하려고 하는 것이 국가권력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나"라고 했다. 서 장관은 "보고를 못 받았다"며 "수사에 포함시켜서 수사해보겠다"고 답했다.


'서욱 장관 사퇴!' 피켓든 野…與 권인숙 의원 "성폭력 묵인 방조 징계한적 있나" 질타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대회의실 앞에서 성추행 피해로 인한 공군 여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와 서욱 국방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2021.6.9/뉴스1
서 장관은 이날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된지 18일 만이다.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이 국회 국방위 대회의실 앞에서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시위에 들어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여성인권 전문가인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위에 투입됐다.

국회 교육위에서 국방위로 보임된 권인숙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관련 통계를 인용하며 서 장관에게 "국방부는 사건발생때마다 성폭력 근절 대책을 쏟아냈다. 2019년 실태조사 이후 장관이 이것에 대한 노력을 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서 장관이 "군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수립돼 있고 장병들의…"라며 말을 이으려 하자 권 의원은 "아니오 장관님이 하신 노력이요. 장관님이 1000여명의 여군 간부들이 성희롱을 당한다는 것에 대해 특별히 주목한 일이 뭐냐고요"라며 추궁했다.

서 장관이 " 계기가 있을 때마다 지휘관들 교육을 시켜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과…"라고 말을 이으려 하자 권 의원은 서 장관의 말을 끊고 성희롱 성폭력에 관한 회유 등 2차 가해 비율이 50%가 높다는 통계를 설명하며 "그동안 성폭력 이렇게 50%가 넘다고 통계에 나온 묵인 방조로 군에서 징계하신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군 성폭력 관련 현안보고에 앞서 정상화 공군참모차장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 장관은 "2차 피해도 엄격히 수사 범위에 넣어 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권 의원은 "성폭력 사건 묵인 방조로 징계를 받은 적 한번도 없다. 이게 뭐죠."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서 장관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서 장관은 이날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 등으로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방부에서 본 사건을 이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유·은폐 정황과 2차 가해를 포함, 전 분야에 걸쳐 철저하게 낱낱이 수사하여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거듭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께서 우리 군의 자정 의지와 능력을 믿어주신 만큼, 국민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춰 정의와 인권 위에 '신 병영문화'를 재구축하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국방위 회의에 맞춰 '서욱 장관 사퇴!' '국정조사 실시!'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군이 성범죄 가해자를 감싸고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국방부 장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논평한 바 있다. 다만 여권에선 사퇴론보다는 서 장관 주도의 사태 수습에 방점을 찍은 요구가 나왔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장관께서 직을 걸고 국방부 명운을 걸고 이번 사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