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사관 성추행 '실형' 가능성 낮게 본 공군…피해자 죽음 불렀다

[the300] '솜방망이 처벌'…안타까운 죽음 한 요인됐나

[성남=뉴시스]김종택기자 =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현실에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고(故) 이모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이중사는 두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1.06.03. jtk@newsis.com
공군이 '부사관 성추행 사건' 수사 초기에 피의자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사실상 낮게 봤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우리 군의 '솜방망이 처벌' 가능성이 피해자의 안타까운 죽음의 한 배경으로 작용했는지 우려된다.

7일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준장) 등 공군측은 최근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이 의원실과 면담 과정에서 피의자 장모 중사에 대한 공군측의 불구속 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실형이 나올 상황이면 '중대성'이 있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 보고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 '증거 인멸의 시도'가 있다면 혐의가 적더라도 구속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군측은 통상적인 강제추행 건에 적용하는 방식대로 수사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공군의 대처와 관련, 이 의원실 관계자는 "공군 측에서 가해자인 장 중사가 영내에 있고 도주 우려가 없어 구속 영장 청구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점도 밝혔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사건의 피의자 장모 중사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1.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일각에선 군에선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과 사실상 무관한 수위의 처벌이 내려지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4년에도 성추행으로 여군 장교가 극단적 선택을 했음에도 군사 법원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상관에게 집행 유예를 선고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각 군 군사법원에서 다룬 성범죄 재판 1708건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175건으로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집행유예는 558건으로 전체의 33%에 달했다.

장 중사는 사건 발생일(3월2일)부터 3개월이 흐른 지난 2일 밤에야 군사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고(故) 이모 중사는 5월 2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기존 공군으로부터 사건을 이관 받은 국방부 검찰단이 뒤늦게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모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6.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의 한 지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그 정도(이 중사의 사망)가 됐다면 (바로) 구속을 했었어야 됐다"며 "(도주의 우려가 아니더라도) 증거 인멸의 우려로라도 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선 "성추행 사건의 경우 구체적 정황과 양측의 기존 관계가 어땠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행유예나 실형 양쪽다 선고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공군은 이 의원실과 발언이 형량을 언급한 성격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받고 " 가해자에 대한 실형 등 구체적인 형량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지금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예상 구형량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20비(사건을 초기 관할했던 20전투비행단) 보통검찰부는 피해자 사망 전에는 주거여건, 증거인멸, 도주우려 등 구속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 불구속 수사를 진행했다"며 "피해자 사망 후 공군본부 감찰부는 20비 보통검찰부에 보강수사 및 피의자 조사 후 구속의 필요성에 대하여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또 20비 보통검찰부가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 등 보강 수사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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