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뜨자, 윤석열이 뛴다…빨라진 '기호2번' 정면승부

'이준석 돌풍'에 윤석열 움직였다…왜 지금일까?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1.4.2/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유력해지고 있다. 정치권의 예상보다 시점이 빨라졌다.

'이준석 돌풍'으로 상징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흥행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초유의 30대 당 대표 탄생 가능성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등 제1야당에서 유례없는 상황이 펼쳐지자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尹, 조기등판→2단계 경선 시나리오 가능성 ↓, 변수 줄어들듯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수행인력과 대변인 등 정치 행보에 당장 필요한 최소 인력들을 구하는 중이다.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캠프 구성까지는 아니고 대략 지금 활동하려면 당장 누군가 사람이 필요하니까 꾸리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캠프 구성에 앞서 소수 인원으로 우선 공개 활동을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빠르면 이달 중 국민의힘 입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된 후 입당하는 수순이다.

입당이 성사되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대선주자 경선에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11월9일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당초 국민의힘은 2단계 경선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윤 전 총장이 당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먼저 당내 경선부터 진행한 뒤 윤 전 총장 등 당외 인사들과 야권단일화를 이루는 방식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했던 방법과 비슷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사실상 간접적으로 입당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 경선절차에 변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초선 스타인 윤희숙 의원부터 중진인 정진석·권성동 의원까지 연쇄적으로 만나고 개인적 인연이 있는 장제원 의원 등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몸을 던져야겠다" "같이 정치하자"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2021.6.2/뉴스1


변화 열망과 돌풍 확인, 늦으면 안된다 판단한듯


일단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행보는 제3지대에서 신당 창당 등의 방법이 어렵다면 입당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제3지대 운운하다가는 현실적으로 완주를 못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현상'으로까지 불리는 전당대회 흥행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효과도 있다. 국민의힘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데 언제까지 잠행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명 인사와 만남, 상징적 장소를 방문하는 등의 '메시지 정치'만 계속되면서 대중의 피로감이 커졌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보궐선거 압승에 이은 이준석 돌풍까지 국민의힘을 향한 관심, 변화의 열망 등이 확인되면서 입당에 한결 부담감을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 입당 의사를 밝혀야 새 지도부 구성에 본인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 입당이 가시화되면서 윤 전 총장과 호흡을 잘 맞출 대표가 누구인가가 화제가 되기도 한다.

동시에 기존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국민의힘 주자들에게 탄력이 붙기 전에 한발 먼저 대세론을 굳히자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사실 국민의힘 입당은 가장 쉬운 카드"라며 "당의 입장에서는 전당대회가 끝나면 내부 주자들을 띄울 것이고 이들이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돌풍을 보면서 긴장했다는 해석도 있다. 윤석열 신드롬이나 이준석 돌풍 모두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기존 정치권을 뒤집고 확 바꾸자는 국민들의 열망이 투영됐다는 점에서다. 즉 민심의 바람은 계기가 생기면 얼마든지 다른 인물로 옮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윤 전 총장이 초조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준석 돌풍을 확인하고 다른 주자들이 크기 전에 빨리 들어오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2021.5.31/뉴스1


전당대회 후 '경선 흥행' 이어갈듯


윤 전 총장이 입당 신청을 하면 막을 수는 없다. 지도부가 내심 당내 주자들의 상품성을 키운 뒤 윤 전 전 총장과 경선을 통해 대중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해도 윤 전 총장이 조기 입당을 결단하면 그렇게 하지 못한다.

윤 전 총장은 한번 결심하면 좌고우면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최근 윤 전 총장을 만난 국민의힘 인사는 "자기는 '막 이거저거 그렇게 재고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홍준표 의원도 복당한다. 말 그대로 정면 승부가 펼쳐진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윤 전 총장이 빨리 들어왔다고 밀려날 주자들이라면 바로 깨지는 게 낫다"며 "원샷 승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심의 흐름이라는 게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변수는 어차피 너무 많다"며 "각자의 계산대로 안 된다. 잔꾀 부리지 말고 뚜벅뚜벅 가는 게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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