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역할에 이병헌? "누군지 몰라" 모래시계의 추억

[the300]복당 앞둔 홍준표 의원, 예능 프로그램 출연 '친근 이미지' 부각

2일 tvN에 출연한 홍준표 의원/사진=tvN 화면 캡처

홍준표 의원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였다. 개인사를 신청곡과 함께 소개하고 청년기의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젊은 세대에게는 어느새 낯설어진 '모래시계 검사'라는 사실도 새삼 환기했다. 국민의힘 복당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다양한 통로로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전략이다.

홍 의원은 2일 저녁 tvN '곽씨네 LP바'에 출연했다. 곽씨네 LP바는 그날의 주인공이 신청곡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꿈 등을 나누는 인터뷰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유신정권 시절 유인물 쓰다 잡혀…"중앙정보부서 8시간 맞아"


홍 의원은 최근 즐겨듣는 나훈아의 신곡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와 함께 등장했다. 넥타이 색깔도 평소와 달랐다. 빨간색 대신에 민트색이었다. 홍 의원은 "빨간색이 고집스럽게 보인다고 주위에서 얘기해서 아내가 넥타이 색깔을 바꾸라고 했다"고 밝혔다.

애처가로 알려진 홍 의원은 자연스레 아내 얘기부터 화제로 올렸다. 홍 의원은 "결혼 40년이 넘어가면 아내와 관계가 에로스적 사랑에서 플라토닉으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가난했던 성장기와 대학 시절 이야기도 펼쳐졌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의대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홍 의원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 의사가 됐을 것"이라며 "형편이 어려워 한 달 치 하숙비만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가정교사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양희은의 '아침이슬' 선율과 함께 유신정권 시절 유인물을 몰래 썼던 일도 떠올렸다. 홍 의원은 "중정(중앙정보부) 요원들이 학내에 들어와 있었는데 처음에는 안 걸렸지만 비슷한 글씨체가 반복되다 보니 잡혔다"며 "중앙정보부 6국에 끌려가서 한 8시간 맞아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2일 tvN에 출연한 홍준표 의원/사진=tvN 화면 캡처

개그맨 시험을 볼 뻔한 일화도 공개했다. '코미디 프로그램 대부'로 불리는 고려대 법대 선배 김경태 PD(피디)의 권유로 1972년 11월 MBC 개그맨 공채시험을 볼 예정이었는데 그해 10월에 유신이 발표되면서 시험을 보지 못했다. 데모 등을 우려한 정부가 지방 학생들을 고향으로 보내면서다.

홍 의원은 "다시 서울에 올라와보니 개그맨 시험이 끝나버렸다"며 "김병조, 이용식이 그때 개그맨 됐다. 내가 동기가 될 뻔 했다"고 말했다.



검사 그만두자 협박전화…"겁이 나 정치판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검사 홍준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1995년 방영돼 가히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주인공인 홍 의원은 "(당시 제작진에게) 스토리텔링을 해주고 깡패와 검사의 관계 설정을 해주고 (드라마에) 내가 수사한 사건들을 소재로 했다"고 밝혔다.

검사 역할을 맡을 배우를 캐스팅하는 과정에 의견을 냈던 것도 얘기했다. 홍 의원은 "나는 최재성씨를 추천했는데 최재성씨가 전국 방송(당시 SBS는 서울·경기 지역에만 방송)에 가겠다고 거절했다"며 "이병헌씨가 그 다음에 나왔다. 나는 '이 사람 모른다,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 뒤에 보니까 세계적인 배우가 됐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역할은 박상원이 맡았다.

드라마 소재이자 검사 홍준표를 상징하는 게 슬롯머신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씨를 비롯해 '노태우 정부의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 등 정·관계 유력자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홍 의원은 사건을 덮어주면 100억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일도 꺼냈다. 홍 의원은 "사건번호도 없는 사건이었고 내가 혼자 알아보던 사건이었다"며 "당시에는 100억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감이 없었다"고 했다.

조폭 수사를 오래 하다 보니 위협도 당했다. 검사를 그만두자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홍 의원은 "겁이 나서 정치판에 들어왔다. 국회의원 되니까 (깡패들이) 협박을 못하고 가족 보호는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2일 tvN에 출연한 홍준표 의원/사진=tvN 화면 캡처


"활기찬 사회로…하향평준화 없애야"


마지막 신청곡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청춘'이었다. 홍 의원은 응답하라 시리즈(1988, 1994, 1997)를 모두 봤다.

메시지도 청춘을 향했다. 홍 의원은 "우리 때는 열심히 살면 성공할 수 있는 시절이었다. 지금은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안 된다"며 "왜 이런 사회가 됐는가. 왜 성장이 멈추는 사회가 됐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한국사회를 옛날처럼 활기찬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하향평준화를 없애야 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대접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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