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배틀'에서 33번째 '임명 강행'으로…與, 김오수 단독 채택

[the300](종합)


법사위 야당 의원들이 박주민 법사위원장 직무대리에게 항의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여당이 31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다. 야당은 "오만과 독선을 넘어 의회독재의 정수를 보여줬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 차원에서 회의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이날까지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송부 기한은 지난 26일까지였으나 청문회가 파행되면서 국회 채택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파행은 여야 의원 간 다툼에서부터 시작됐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질의하던 도중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전관예우 의혹 영상을 재생했다. 이에 유 의원은 "이렇게 명예훼손을 하면 김용민 의원에 대한 고소 고발 사건을 다 까뒤집어서 비난해도 받아들이겠냐"며 즉각 항의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했다. 제가 고발됐다는 이유로 수사받을 사람이 많다고 얼마나 얘기했나"라며 맞받았다.

특히 김 의원은 자신을 응시하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수진 의원이 툭하면 제 얘기하는데 눈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으니 발언권을 얻고 얘기하라"고 말했다. 다만 조 의원이 먼저 김 의원을 향해 "인간이 아니야"라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후 야당은 청문회장에 복귀하지 않았다.

야당은 청문회가 제대로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차례 더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여당은 청문회를 다시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현 상황에서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박주민 법사위원장 직무대리는 이날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다시 하자는 야당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어제까지도 저는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에게 오늘 회의에 오셔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자고 말씀드렸으나 오늘 회의 개의 이후 10분이 지났음에도 오시지 않아 진행을 (강행)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시한인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5.31/뉴스1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힘의 지속적인 인사청문회 속개 요청은 철저히 무시하고 단독 채택을 강행했다"며 "청문회가 제대로 끝나지도 않았는데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겠다는 민주당 주장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김 후보자는 이미 정치적 중립성·도덕성과 자질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김오수 청문회는 여당이 김용민 의원의 정치적 공세를 시작으로 파행을 유도했다"며 "저희는 청문회를 다시 하자는 게 아니고 이미 예정돼 있던 마무리 절차를 밟자는 것이었는데 이미 날치기 강행을 했으니 더이상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여야 법사위원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향후 법안 처리 등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 의원은 "다음 법사위 일정에 있어서 민생 법안 심사 등은 저희가 주도적으로 임하겠지만, 민주당이 요구하는 정치적 부분에 대해서는 현 상태에서 저희가 협조한다던지 이런 걸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민주당이 이미 야당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들 생각이나 청와대 뜻에 따라 움직여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33번째로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하는 장관급 인사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 자리가 몇달 간 공석 상태인 만큼 조만간 김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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