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 대통령에 '비루한 꼴' 비난…바이든 반응 떠보기?

[the300](상보)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1.05.22. scchoo@newsis.com

북한 당국이 국제문제 평론 형식으로 '한미 미사일지침' 폐지에 합의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비난했다.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측에서 9일만에 나온 반응이다. 국제문제 평론가의 입을 빌어 문 대통령이 미사일 사거리 800km 제한 폐지와 관련한 반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볼썽 사납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 사회를 상대로 반응 떠보기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공식 논평이 아니란 점에서 북한 당국이 비난의 완급을 조절하고 있고 "우리의 과녁은 남조선군이 아니라 대양 너머에 있는 미국"이라는 문구를 통해 남북·북미 대화 재개와 관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인책은 무엇인지 묻고 있다는 관측이다.



北, 文 대통령 겨냥 "지역나라들의 조준경 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밀어" 주장




한국사진기자협회 제55회 한국보도사진상 대상에 동아일보 원대연 기자의 사진이 선정됐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 한국보도사진상은 스팟(Spot), 제너럴 뉴스(General news), 피쳐(Feature) 등 총 11개 부문으로, 전국 신문, 통신사, 온라인 매체 등 협회원 500여 명의 사진기자들이 2018년 한 해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국내 외 다양한 현장에서 취재한 사진을 언론사 사진부장 및 외부 전문가들이 엄선해 수상작을 가렸다. 제55회 한국보도사진전은 내달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2019.2.18/뉴스1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국제문제평론가라는 김명철 명의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과 관련,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설레발을 치면서 지역나라들의 조준경 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민 남조선 당국자의 행동에 대해서도 한마디하지 않을 수 없다"는 등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 관련 비난에 나섰다. 통신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일을 저질러 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며 사거리 800km 제한이 적용된 한미 미사일 지침이 완전 폐지된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를 두고 "우리 주변 나라들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 배비(배치)를 합법적으로 실현해보려는 것이 미국의 속심(속마음)"이라며 "우리의 과녁은 남조선군이 아니라 대양너머에 있는 미국"이라고 했다.

아울러 "입으로는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행동은 대결로 이어가는 것이 바로 미국"이라며 "이것은 미국이 매달리고 있는 대 조선(북한)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동시에 파렴치한 이중적인 행태를 스스로 드러내는 산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화 재개 염두, 대미압박 경고 반응" 분석…미사일 발사시험 재개 가능성도




(서울=뉴스1) =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16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17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엄지를 치켜들며 열병식 참가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조선중앙TV' 갈무리)

앞서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 폐지를 알리는 동시에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합의' 등에 기초한 북핵 문제 해결에 뜻을 함께 했다. 이 때문에 북한측으로부터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는 한편 대미 압박을 경고한 비공식적인 첫 반응이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명철은 북한 외곽 기관인 조미평화센터 소장"이라며 "한미정상회담이후 북한에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는 가운데 그러한 비판을 의식해 개인필명으로 그것도 미사일 합의종료를 주된 테마로 하나 던지고 반응을 보고자 하는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짧지만 강한 비난 구절은 북한이 남북대화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대응에 우선 순위가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미국 측이 밝힌 실용적 접근법, 최대 유연성이라는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유인책 제시를 요구, 압박하는 성격의 메시지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간 북한 인권과 대북 제재 지속 의지 등 북한이 반발할 만한 사안이 많았음에도 북한이 미사일 지침만을 특정한 것은 북한 미사일 개발을 위한 정당성과 연계된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주창한 '자의적 조치'를 다시 한번 정당화함으로써 향후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로서는 이 반응 하나, 발표 형식만 갖고 어떤 입장이나 논평을 말하기보다는 북한 반응을 신중한 입장에서 지켜보는 것이 맞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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