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대만해협은 원론적 표현"…북한은 언제 대화에 나설까?

한미 현안 타협점 찾은 공동성명에도 '北의 침묵'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부인 리설주, 당·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관람했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5.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정일 전집 제 35권 출판
과학 농사는 농업발전의 사활적 요구
고조되는 지원열기로 사회주의 협동벌이 끓는다
백두산 지구에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판문점 선언'이나 '대만 해협'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서른다섯번째로 나온 '김정일 전집'과 '농업발전'이 지면을 가득 채웠다.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의 26일자 1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한 서적 출간이나 농업 등에 대한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1일 이후 5일째 이와 관련된 소식은 다루지 않았다. '대남 스피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문도 올리지 않았다.

한미 공동성명엔 중국이란 국명은 뺀 채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전'처럼 중국에 예민한 문제를 거론한 한편 우리 정부가 중대한 의미를 부여해 왔던 '판문점 선언'도 실려있다. 남북 대화 재개를 원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중국 봉쇄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간 입장이 타협점을 찾은 격이다.

'대만 해협' 문구를 두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원론적 표현이었다"고 밝힌 가운데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한미간의 대북 메시지는 파격적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 두 정상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 회담을 가진 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염원을 담아 발표한 선언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6일 자 1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판문점 선언' 우리정부 바람대로 문구 들어가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scchoo@newsis.com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에는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실렸다. 이는 우리 정부의 바람대로 싱가포르 합의 및 싱가포르 합의의 원류인 판문점 선언이 성명에 병기된 것이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동맹의 의견을 중시한다는 방침에 따라 새 대북정책에 한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싱가포르 선언을 토대로 삼겠다는 구상을 세운 것을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판문점 선언까지도 포괄적으로 의미를 부여한 성명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기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혼용됐던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과 달라진 것이다. 이 역시 문재인 정부가 중시했던 표현이다.

성명엔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기존 한미 정상회담 초유의 문구가 들어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국 견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대만 해협' 문구에 "내정 간섭"이라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두고 한미 양측이 원하는 핵심 요소들이 성명을 통해 맞교환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공동성명 과정은 '축조심의'(조목을 하나씩 따져 하는 심의)처럼 진행되며 한반도 파트에 대해선 한반도 파트대로 다른 파트는 다른 파트대로 보는 것이 맞다"며 성명에 나온 문구들을 둘러싼 '교환설'을 일축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양안 관계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발 후폭풍설' 진화에 나섰다.

문제는 이번 한미간 합의도 어느정도 '원론적'으로 읽힐 여지가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해소와 같은 북한 당국이 원했던 핵심 현안이 빠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실용적 접근', '외교적 해결'이라는 방향만 언급됐을 뿐 정작 중요한 "현실성 있는 행동계획"을 밝히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가 북미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졌다"고 지적했다.



"조만간 김정은 대화 호응에 대한 결단 있을듯"


다만 북한 매체의 침묵이 곧장 북한 당국의 대화 거절 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열린 지난 9번의 한미 정상회담때마다 매체나 당국의 반응이 나온것은 아니지만 회담 이후 2주가 지난 시점에서 비판성 보도를 한 적도 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정책결정 구조상 상향식은 어렵고, 따라서 조만간 김정은 총비서가 정치국회의나 외교위원회 형식을 통해 대화호응에 대한 결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 단지 코로나19에 대한 비상방역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대미공동행동전략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와의 사전 조율도 필요하므로 김 총비서의 결단 시간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과 미국의 이익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제3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과 북한의 입장을 잘 이해하면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중국이 참여하는 미중과 남북한의 북핵 4자회담 개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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