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윤석열 국민에게 검증기회 준 적 없어… 양심불량"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정세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년이 조금 넘는 재임 기간 동안 방역 사령탑으로서 코로나19(COVID-19)와 사투를 벌였다. 정 전 총리는 집단감염이 발생해 폐쇄 직전까지 내몰린 대구를 직접 찾아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다. 기업인 출신에 외교 의전 서열 상 대통령 다음인 국회의장을 역임하고도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총리직을 맡은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 정 전 총리는 이제 대권을 바라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해 정치를 시작한 정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산업자원부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국무총리로 호흡을 맞췄다. 6선에 최고위원, 당대표 등 다양한 정치 경력과 장관, 총리 시절에 보여준 리더십 등을 통해 여론주도층 인사들 사이에선 일찍이 준비된 대권주자란 평가를 받아왔다.

이같은 평가답게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정 전 총리는 정치적 현안에 대해 막힘없이 의견과 대안을 제시했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뜨거운 감자가 된 부동산 정책 조정에 대해선 가격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세제 완화는 그 다음이란 의견으로 현 민주당 지도부의 정책 기조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제안한 '사회적 상속제도'는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사회적 성공의 기회를 물려받는 정 전 총리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다. 국가가 국민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상속해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이를 줄여나간다는 취지다.

정 전 총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지율이다.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멀찌감치 앞서나가고 있고 야권 유력주자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경쟁력있는 후보로 평가받는 게 중요하다.

최근 정 전 총리는 검찰개혁 완수를 주요 테마로 내세우면서 윤 전 총장 저격에도 선봉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윤 전 총장에 대해 "국민에게 검증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양심불량'"이라며 독한 표현으로 직격탄을 날렸다.

정세균

다음은 정 전 총리의 일문일답

-본격적으로 전국을 돌며 대권 행보를 한 지 한달 정도 됐는데 돌아보니 분위기가 어땠나.
▶긴장이 많이 됐다. 정권 재창출을 해야하는데 민심이 만만치가 않다. 당도 변화를 해야될 것 같고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민심을 받드는 노력을 해야될 것 같다.

-국민들은 주로 어떤 부분을 지적했나.
▶아무래도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부분과 촛불민심을 제대로 반영했는 지 실망하신 부분들이었다.

-문재인정부 4년 동안 이뤄진 개혁작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선을 다했고 성과도 있었지만 국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다.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걱정을 많이 끼쳐드린 측면도 있다.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어떤 부분이 가장 아쉽나.
▶검찰개혁이다. 국정원 개혁은 확실히 한 것 같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도 만들었고 검경수사권 조정도 했다. 공정경제 3법도 만들었고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경우 하긴 했는데 국민 중 관심이 많았던 층에게는 좀 아쉬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과거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심화될 때 총리로서 해결에 나서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그때 갈등이 검찰개혁을 왜곡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런 아쉬움 차원도 있을 것 같다.
▶당시 국민의 명령은 법무부장관하고 검찰총장하고 협력해서 검찰개혁을 하라는 것이었지 싸우라는 게 아니었다. 저는 싸우지 말고 개혁하라고 했던 것이다. 요즘 검찰의 태도는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가 있다. 김학의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건 법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문화나 행태의 문제다. (검찰은) 그렇게 하면서 부끄러운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로 가장 앞서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윤 전 총장의 경우 유능한 검사였으니 문 대통령이 총장까지 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임명권자를 잘 받들진 못했다. 유능한 검사가 정치도 잘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어떤 성과나 업적을 바탕으로 해서 지지율이 확보된 것 같지는 않고 주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 같다. 지지율이 견고한지는 두고 봐야한다.

-결국 정치 참여를 할 것이라고 보나.
▶정치를 하려면 국민들께 검증할 시간을 줘야한다. 그게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본다. 윤 전 총장은 한번도 검증받은 적이 없다. 보통 선거를 출마하면 검증받는 프로세스라고 한다.

-총장 인사청문회를 거쳤는데.
▶그건 검증도 아니다. 국민이 검증해야 한다. 국민에게 검증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양심불량 같다.


정세균




정세균 "양도세 조정한다고 매물나오나"…부동산 공급확대에 방점



정세균 전 총리는 4·7 재보궐 선거 참패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가격 안정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제시했다.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해 세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정 전 총리는 "세제 완화나 금융 시스템에 대해서는 합리화 해야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시점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양도세의 경우에는 조정한다고 해서 부동산 매물이 나왔다는 고증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신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게 정 전 총리의 부동상 정책 기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직접 경험에서 우러나온 그의 강점으로 지적된다.


-재보선 여당 참패 이유로 거론된 이유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다.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나.
▶투기 수요를 좀 더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실수요는 보호해야 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크게 투 트랙으로 가야 하는데 우선 주거 빈곤층을 위해 대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아주 저가로 공급해야 한다. 중산층을 위해서는 적정 가격의 자가를 소유할 수 있도록 공급도 늘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종부세와 양도세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 같은데.
▶지금 제기되고 있는 세제 완화나 금융 시스템에 대해서는 합리화 해야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시점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해다. 준비는 잘 해놓되 그것이 또다른 가격 폭등을 초래한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부동산 가격 안정이 최우선이다. 종부세는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기준을 상향할 필요는 있다. 양도세의 경우에는 조정한다고 해서 부동산 매물이 나왔다는 고증이 없다. 정답은 국민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주택 가격이 더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주면 가격은 떨어진다.

-경제를 두 사람보다 많이 안다고 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경제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비전을 가지고 있나.
▶우선 디지털뉴딜이나 그린뉴딜 등 한국판 뉴딜을 잘 추진해야 한다. 경제 주체들은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정부도 규제를 철폐하는 등 혁신해야 한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로 갈 수 있다. 최근에 기업들이 코로나 때문인지, 공채 문화의 변화 때문인지 대졸 인재를 잘 안뽑는데 형편이 괜찮은 회사들은 이럴때 우수인재를 좀 확보해서 많이 가르쳤으면 좋겠다. 국회도 손실보상제 입법을 빨리 매듭지어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께서 상당 부분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은 대통령이 결심할만큼에 다다르진 못한 것 같다. 원래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요즘은 권력이 국민으로 넘어가서 국민의 뜻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

-복지정책으로 사회적 상속제도를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재원을 두고 선심성 공약이라고 지적한다.
▶지금 당장 수조원 혹은 수십조원을 쓰자는 게 아니다. 몇천억부터 시작해서 점차 확대하자는 것이다. 실제 집행되는 것도 20년 후다. 20년 동안 1원도 주는 게 없으니 포퓰리즘도 아니다.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빠찬스'를 활용할 수 있는데 대부분 흙수저들은 그런 기회가 없다. 사회가 아이에게 1억 정도를 상속해준다면 저출생 문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맥락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론은 어떻게 평가하나.
▶우선 재원 대책이 나와야 한다. 당연히 기본소득을 주면 좋다. 하지만 아직 재원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으니 실현 가능성이 있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세균 "이재명 패기·이낙연 경륜…그러나 대선 아직 시작도 안했다"




정세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경쟁하게 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두고 각각 "젊고 패기가 있다"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추가 도입을 두고 이 지사와 날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국무총리로서 '코로나 방역'을 이끌었던 정 전 총리는 이들에 비해 경제를 비롯해 외교안보 경험을 두루 갖춘 것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았다.

정 전 총리는 "대선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기 레이스"라며 아직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이 우상향으로 움직일 것이란 자신감을 내보였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대선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선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어떻게 하는 게 정권 재창출의 길인지 잘 찾아서 실행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대선 출마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단기적으로 보면 '회복'이 중요한 것 같다. 일상회복, 경제회복, 공동체회복 등 다들 지쳐있으니 회복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다음으로 평등이다. 불평등이 심화됐다. 국민은 좀 더 평등한 대한민국을 기대할 것이다.

-청년 민심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점도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기도 한데 이른바 'MZ세대'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
▶신세대의 사고나 가치관, 문화는 그대로 존중해줘야 한다. 자라온 환경이 다른데 옛날식을 따르라고 한다던지 그 잣대로 뭘 하려고 하면 잘 안된다. MZ세대의 여러가지 현재 특성을 존중하고 그들이 중시하는 공정과 기회의 균등이 실현되게 해야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최근 젠더 이슈로 당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젠더 이슈에 대한 입장이 있나.
▶왜 갈등을 부추기는지 모르겠다. 그런 건 구태정치다. 불필요하게 쓸데없는 갈등을 만들지 말고 어떻게든 잘 화해하게 만들고 타협하게 해야한다. 확실한 근거가 있고 잘못되고 불합리한 게 있다면 원인을 해결하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지율이 기대했던 것보다 안나오는 것 같은데.
▶서서히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다. 대선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고 장기 레이스다. 아직 시작도 안했다.

-지지율 때문인지 최근 들어 발언이 세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래 셌다. 예전에 당대표 할 때 구원투수였다. 그때 정말 세게 했다. 입법투쟁도 그랬고 단식투쟁도 했다. 세야할 때는 세고 평소에는 점잖고 그렇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유력주자로 언급되고 있는다. 각 후보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전 대표는 경험이 풍부하다. 국회에도 있었고 자치단체장도 했고 정부에도 있었다. 언론인으로서도 아주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다. 이 지사의 경우 젊고 패기가 있다. 자치단체장으로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다들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본인이 두 사람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
▶셋 중에 경제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저일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경제를 직접 아는 것과 잘 아는 사람을 쓰는 것은 차이가 있다. 외교안보 경험도 중요한 자질인데 그런 점에서 제가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당내 경선 연기 이야기가 나온다.
▶일정과 룰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지도부가 결정할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게 정권 재창출로 가는 길인지 잘 찾아서 실행할 것으로 본다. 경선룰을 만들기 전에 의견을 낼 기회가 있다면 입장표명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권 재창출에 대한 책임은 당 지도부가 진다.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이야기도 나온다.
▶개헌은 원래 제 소신이었다. 국회의장 시절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야당 대표가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같이하면 불리하다고 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개헌은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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