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빅3' 1000만원·3000만원·1억 지급…"소는 누가 키우나"

(왼쪽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사진=머니투데이DB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현금 살포성'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4·7재보선에서 청년층의 민심 이탈을 확인한 만큼 이를 복원하기 위한 정책이라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방안을 제시한 이는 없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포퓰리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광화문포럼 첫 공개 행사에서 "금전적 어려움 없이 직업능력을 평생에 걸쳐 개발할 수 있도록 '국민 능력개발 지원금' 제도를 도입하자"며 "국민 1인당 평생 2000만 원, 연 최대 500만 원을 지급하자"고 말했다.

앞서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사회 초년생을 위한 1억원 통장'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등 '빅3'간의 현금 지급 경쟁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지난 4일 이 지사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라고 말하자 바로 다음 날 이 전 대표는 "징집된 남성들에게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같은 것을 한 3000만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같은 청년 지원책은 아이디어 차원의 의견제시임을 감안해도 유력 대선 주자들이 직접 거론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집행 시 예산이 얼마나 투입되는지나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지 등 최소한의 계획조차 빠져 있어서다.

2017년 본예산 기준 129조5000억원이던 복지예산은 올해 199조7000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현 정부 들어 매년 10%씩 증가했는데 빅3 모두 이에 대한 언급은 없이 여전히 청년층 사로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나라 곳간이 텅비어 가고 있는데 여권 대선 후보들은 다투어 잔돈 몇푼으로 청년들을 유혹하는데 열심"(홍준표 무소속 의원), "이제 악성 포퓰리즘과 전쟁을 해야한다"(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의 비난이 나왔다.

여당 일부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최근 대선 출마선언을 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막연한 퍼주기 정책 경쟁에 우려를 보낸다. 그래서는 2030을 위한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잠룡'인 이광재 의원도 "고기를 나눠주는 것과 함께 소는 누가,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빅3간 경쟁이 과열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현금 관련 공약이 등장할 수 있다"며 "이들이 실제 대선 공약에 반영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