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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야가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대치 국면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 청와대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큰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여야 협의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 여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하지 않고 야당과의 협상 여지를 남긴 것이다.

국민의힘 "임혜숙·박준영·노형욱 부적격… 지명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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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여당의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국민의힘은 '부적격 3인방' 임혜숙·노형욱·박준영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한다"라며 "대통령이 이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정의당과도 초당적으로 협의해 정부의 독주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큰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여당 기준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장관 후보자들을 보면서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 기준이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운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야당 패싱한 장관급 인사가 4년 만에 29번이다"라며 "독선과 오만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임 후보자는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문 쪼개기,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박 후보자의 경우 배우자의 도자기 불법 반입, 관세 탈루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노 후보자는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낙마 사유 아니지만 야당과 협의부터"… 단독 채택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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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2번째)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후보자들의 문제가 낙마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당장 청문보고서 채택을 시도하지 않고 국민의힘과 협의부터 하겠단 입장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단독 채택 가능성을 묻자 "협의부터 하겠다. 상임위별로 간사 (간) 접촉이 있으니 이후에 당의 입장을 결정하겠다"라고 답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저쪽(야당)에서 흠잡는 것들 중 하나둘씩 문제점들이 있긴 한데 전례를 비춰봤을 때 큰 문제가 아닌 걸로 판단된다"라며 "기본적으로 상임위에서 협의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여기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까지 하고 나면 청와대에서 기간 연장해서 (청문보고서 채택 가능 기간을) 10일 늘리자,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최대한 협의한다는 게 현재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단독 채택 가능성에는 "최대한 지양한다. 상임위 협의가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는 내부적으로 판단을 한 번 더 할 것"이라며 "상임위 (협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라고 답했다.

현 정권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29명에 달한다. 이명박 정부(17명), 박근혜 정부(10명) 사례를 합친 것보다 많다. 지난 1월 말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2월 초 정의용 외교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우 청문회가 끝난 지 1~3일 만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민주당의 협의 노력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꼽히는 이유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와 대통령·정당 지지도가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단독 채택 강행으로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