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번 말폭탄 던진 北…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뭘 노리나



北, 같은날 韓·美에 '말폭탄' 쏟아낸 속내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탈북자를 겨냥)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우리는 이미 목숨보다 더 귀중하고 가장 신성한 우리의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든, 그것이 크든 작든 가장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데 대하여 명백히 밝혔다"(외무성 대변인 담화)

북한이 하루동안 3개의 대남·대미 비난 담화를 쏟아내며 '말폭탄'을 투하했다. 2일 북한 김여정 부부장과 외무성의 미국 국장, 대변인이 각각 '대북전단 살포' '미 대북정책' '대북 인권문제 규탄' 등 다른 사안을 두고 날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21일)을 앞두고 있어 북한이 한반도 관련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라고 본다. 대미, 대남 현안을 분리해 집중 대응하면서 자신들의 체제인정이라는 기본전제를 거듭 강조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여정 탈북민에 '더러운 쓰레기' 비난…외무성 美 담당국장 "미국집권자 또 다시 실언"

2일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하지 않은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담화를 내놨다. 앞서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 사이 경기도, 강원도 일대에서 50만 장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며 관련 영상을 배포했다. 이를 두고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에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2020년 3월 강원 원산에서 북한군이 실시했던 화력전투 훈련에 대해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하자 첫 담화문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김 부부장은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한다"고 비난했다. 대북 전단 살포로 남북이 갈등을 빚던 2020년 6월에는 "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당시 담화로부터 사흘 뒤 북한 당국이 실제로 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킨 사건이 벌어졌다.

또 이날 오전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을 언급하며 "미국집권자가 취임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연설하면서 또다시 실언을 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이란과 북 핵 프로그램에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외무성은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은)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를 내놨다.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미국을 겨냥해 "우리와의 전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되며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줘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존엄·체제 인정 '선' 넘지 말라 의도" 분석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이번 담화문들과 관련 "최고존엄과 체제 인정이라는 최저기준선과 기본전제를 준수하지 않으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발전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미, 대남 문제를 매우 미세하고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내부 정리도 하지 못 하고 있다는 일종의 경멸감, 향후 핵 미사일 실험 재개를 위한 일종의 포석 등이 함께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 방향에 대한 실망감, 미국이 강조하는 인권 문제가 결국은 '체제안전'에 대한 위협이며 이를 좌시할 수 없다는 인식의 발현, 북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격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재연구소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며 "전단지 문제에 얼마나 단호하게, 실효적으로 대응하느냐, 5·21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대북적대시 정책 수정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 달성 여부가 좌우될 것"이라고 봤다.






국민의힘, 北 또 말폭탄에 "김여정 막말에 다시 고개 숙일거냐"




국민의힘은 2일 북한의 연이은 막말 위협에 "한반도 불안을 조장하는 북한을 향해 정부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이 대한민국과 미국에 대해 또 다시 막말 위협을 쏟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북한은 3개의 대남·대미 비난 담화를 쏟아냈다. 북한 김여정 부부장과 외무성의 미국 국장, 대변인이 각각 '대북전단 살포' '미 대북정책' '대북 인권문제 규탄' 등 다른 사안을 두고 날을 세웠다.

윤 대변인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국민을 '쓰레기'라고까지 지칭하고, 온갖 막말과 함께 '상응한 행동'을 들먹이며 또 다시 겁박에 나섰다"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대북전단 살포 방치의 책임을 묻겠다는 도를 넘은 내정 간섭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상 같은 김여정의 한마디에 '대북전단금지법'까지 통과시켰는데 이제는 관리 책임까지 묻겠다니 이 정부 처지가 어쩌다 이 지경인가"라며 "북한 외무성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며 '상응한 조치'를 운운했다. 지난 4년 간의 지독한 짝사랑으로도 북한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만 오늘 또 증명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며 구애를 멈추지 않고 있고, 통일부는 '서울·평양 상주 대표부 설치', '북한 개별 관광', '비제재 물품 대상 물물교환' 등 실현 불가능한 '2021 남북관계 발전 시행 계획'이란 걸 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제 또 뭐라 할 텐가. 김 부부장의 막말에 다시 고개 숙이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인가. 이런 북한과 대화에 나서라고 바이든 대통령을 재촉할 것인가"라며 "부디 남은 1년이라도 현실을 직시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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