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을·5선)이 당 쇄신과 대선 승리의 책임을 짊어지게 될 여당의 신임 당대표에 선출됐다. 다른 후보와 비교해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계파색이 옅다는 점에서 변화를 바라는 당내 분위기가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친문 표심이 맹위를 떨쳤다. '초선' 김용민 의원이 1위를 기록했고 친문으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도 2위로 당선됐다. 쇄신을 바라는 당심과 친문 지지세가 이번 선거 결과에 모두 반영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영길, '변화와 쇄신' 바람 안고 당권 잡았다
송영길 신임 대표는 2일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 전국대의원회의에서 35.60%의 득표율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홍영표·우원식 후보는 각각 35.01%, 29.3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홍영표 후보와 0.59%p(포인트) 간발의 차인데 당심은 결국 송 대표를 택했다.

변화와 쇄신의 메시지가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국민께서 무능한 개혁과 위선을 지적했다"며 "정말 이 상황에서 하던 대로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대표는 당내 쇄신 분위기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며 "민주당이 변화해야 한다"면서 "가장 위험한 것이 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위기임을 인정하고 그 지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홍영표·우원식 후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친문'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선거 기간 "당명 빼고 다 바꾼다"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냈다.

이른바 '계파 논란'을 본격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도 송 대표다. 송 대표가 선거 기간 비교적 친문으로 분류되는 두 후보의 협공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이같은 송 대표의 쇄신 행보에 당심이 호응했다는 분석이다. 송 대표는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40.38%를 득표하며 홍영표(31.41%), 우원식(28.22%)를 압도했다. 이 외에도 △대의원 34.97% △권리당원 35.95% △국민여론조사 34.70%의 득표율 보였다. 강세를 보였던 대의원 뿐 아니라 전 부문에서 고른 득표를 보인 셈이다.

송 대표는 또 이번 당대표 선거가 3번째 출마라는 점을 강조했다. '준비된 당대표'라는 의미에서다. 송 의원은 이날 정견발표에서 "동지 여러분, 저는 두 번 떨어졌다. 세 번째 출마"라며 "제가 부족했다. 반성하고 성찰하고 노력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많이 준비했다"며 "정말 이제는 일해 보고 싶다. 정말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백혜련, 전혜숙 최고위원, 송 대표, 윤 원내대표,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 2021.05.02. photo@newsis.com

최고위원 '친문' 대거 포진…당심·민심 모두 챙긴다
최고위원 선거에선 '친문'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친문'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송 대표와 다수의 '친문' 최고위원들이 당 지도부에 포진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당심과 민심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김용민 의원은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당원·국민 여론조사 합산 결과 17.7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의 '강성 친문' 이미지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 의원은 친문 지지층이 몰린 권리당원 투표에서 가장 많은 21.59%를 얻었다. 김 의원은 이날도 "우리는 당원과 싸우지 말고 진짜 기득권과 싸워야 할 때"라며 "우리가 개혁을 멈추면 도리어 우리 당이 기득권이 되고 해체돼야 할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개혁 노선을 예고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이자 대표적 친문계인 강병원 의원은 초반 강세가 예상됐던 대로 최종 17.28%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20.24%를 받았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인 간사를 맡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통과를 주도했던 백혜련 의원도 3위(최종 17.21%) 득표율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2011년 이명박 정부의 검찰 중립성 훼손을 비판하며 검사직을 사직한 인물로 이듬해 당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체제에서 '검찰개혁 1호 인사'로 영입됐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의원은 '민주당스러움'을 회복하자는 메시지가 좋은 호응을 받으며 4위에 올랐다. 전혜숙 의원은 최종 12.32%를 득표해 역시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올랐다.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영배, 김용민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1.05.02. photocd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