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보완 두고 여권 '충돌'…세제 완화 이뤄질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웠지만 당정 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 정부는 2·4 공급대책이 성과를 보이는만큼 현 기조대로 가려는 입장이지만 4·7 재보궐 선거로 민심을 확인한 민주당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23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정부가 유지해온 원칙이 있다"며 "세제를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되 원칙을 쉽게 흔들어버리면 부동산 시장 전체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최근 민주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세제 완화 논의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도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종합부동산세)9억원 기준이 2011년도에 설정된 것이고 검토 여지가 있지 않냐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면서도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종부세 대상자는 3~4%밖에 되지 않는다"며 "(종부세가)전 국민에게 떨어지는 세금 폭탄으로 오해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신중한 입장과는 달리 민주당 내에서는 종부세 기준을 상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이재명계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20일 종부세 부과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재산세율을 일부 인하하는 내용의 종부세법·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종부세 공제액 기준을 공시지가 합산 현행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한다. 또 1가구 1주택의 경우 종부세 적용 대상을 공시지가 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같은 날 "주택 정책의 핵심은 (주택이)실거주용이냐, 투기 수단이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라며 "실거주용 1주택 또는 2주택에 대해서는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종부세 완화론에 대해서도 "실거주용에 대해서는 보호장치를 확대하고 비거주용 투자 자산에 관해서는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이에 대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역구(성남시 분당구을) 사정 때문 아닌가 생각한다"며 "종부세 부과 부담 때문에 선거에 졌다고 진단하는 것은 잘못 진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며 "세금 완화는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의원은 '부동산 세제가 현 기조로 가야 하냐'는 질문에 "원칙이 훼손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보유세는 양도소득세에 중과 조치를 한 것은 다주택 소유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투기 목적 투자자들에 대해 과세를 강하게 하겠다는 의도"라고 답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 발언에 대해 "지금 계속해서 정부가 종부세를 강화시켜 왔고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 부담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하다가 갑자기 생필품이라"라며 반박했다.

박 의원은 "정부와 청와대는 2급 이상 다주택 공무원을 거주형 외에는 처분하라고 강력 권고했는데 이 지사는 한발 더 나아갔다"며 "경기도에서 부동산 투기로 돈버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력히 이야기 하면서 경기도 공무원 중 다주택자인 4급 이상은 인사 불이익 조치까지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강력하게 이야기 해놓고 이제와서 생필품이라고 이야기하면 국민이 대통령 후보가 되시려는 분이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서 어떻게 하나 걱정할 것"이라고 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중 송파구가 1.77%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아래), 강남구(위) 일대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소병훈 민주당 의원도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은 5200만의 나라지 52만의 나라가 아니다"라며 "부동산 문제는 이제야 자리를 잡아간다. 더 이상 쓸데없는 얘기는 입을 닥치길 바란다"고 썼다.

이처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혼란이 발생하자 민주당 지도부는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대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곽 만나 "앞으로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중심이 돼 각종 정책의 기조, 입법 관련 내용 이런 것들이 다뤄질 것"이라며 "특위가 중심이 될 것"이라곡 말했다.

이어 "협의되지 않은 정책, 추측성 보도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이 안된다는데 지도부가 뜻을 모았다"며 여러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일부 언론이 보도한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및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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