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 말씀 안드릴 수 없다" 日대사에 강한 유감 표명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로 부터 신임장을 받고 있다. 2021.04.14. sccho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에게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아이보시 대사 등 새롭게 부임한 대사들을 대상으로 신임장 제정식을 연 자리에서 일본의 행태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말씀을 안드릴수 없다"며 "일본이 오염수 방출 결정을 내렸는데,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이런 우려를 잘 알 것"이라며 "본국에 이 같은 상황을 잘 전달해달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기로 정식 결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신임장 제정식에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극히 이례적이다"고 했다. 통상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환담에서는 양국간 가교 역할을 당부하는 등 덕담을 하는데, 문 대통령이 기존 외교 관례를 깨고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열린 청와대 내부 참모진 회의에서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일본의 해양 방류를 중단하는 잠정 조치를 포함해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라트비아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마친 뒤 신임 대사와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페데리꼬 알베리토 꾸에요 까밀로(왼쪽부터)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아리스 비간츠 주한 라트비아 대사, 문 대통령,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 2021.04.14. scchoo@newsis.com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질문에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 입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정부는 다양한 수단을 지금 검토 중에 있고, 그 일환으로 국제해양법재판소 잠정조치를 포함한 제소 방안을 대통령께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잠정조치를 포함한 제소 방안은 오늘부터 법무비서관실에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정조치는 일종의 가처분신청으로 생각하면 된다.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 등에 따르면 재판소는 잠정조치 요청이 있을 경우 각 분쟁당사자의 이익을 보존하기 위해 또는 해양환경에 대한 중대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잠정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이보시 일본 대사는 환담에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국민을 위로하고 한국과의 우호 관계가 증진되기를 희망한다는 일왕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부임인데, 우호 관계 증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양국 관계가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동북아와 세계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도쿄올림픽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9월 스가 총리님의 취임 축하 통화를 하면서 대화와 협력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협력 정신과 의지가 있다면 어떤 어려운 문제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강창일 주일한국대사가 아직 일왕에게 신임장을 전하지 못한 데 대해 "지난 8일 신임장 제정식이 열리기 하루 전에 강 대사가 낙상을 입어서 참석하지 못해 연기된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라트비아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마친 뒤 신임 대사와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페데리꼬 알베리토 꾸에요 까밀로(왼쪽부터)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아리스 비간츠 주한 라트비아 대사, 문 대통령,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 정의용 외교부 장관. 2021.04.14. scchoo@newsis.com

한편,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코로나 증가세가 여전히 심상치 않고 국가 간 회복에 격차도 있는 만큼 전 세계의 포용적 회복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과 연대가 긴요하다"며 "한국과 본국 간의 우호 관계 증진은 물론이고, 코로나 대응과 포용적 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여러분들과 함께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한국판 뉴딜을 통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고, 세계 경제의 포용적 회복에 기여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관련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미나카공화국 페데리코 꾸에요 대사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지속가능발전, 포용적 회복은 도미니카 외교 정책의 중심"이라며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페데리코 꾸에요 대사는 "특히, 한국판 뉴딜은 대통령께서 남기실 유산이 될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을 중심으로 양국 관계의 협력 증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트비아 아리스 비간츠 대사는 "에길스 레비츠 대통령의 각별한 안부 인사를 전한다.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심화하도록 노력하라는 지시를 받고 왔다"고 전하면서 문 대통령의 라트비아 방문을 초청했다. 아리스 비간츠 대사는 문 대통령 방문 시 "한국 대통령으로서 첫 방문으로, 역사적 방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리스 비간츠 대사는 "라트비아는 ICT, 5G 등 한국과 과학기술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면서 "한국 정부의 효과적인 코로나 대응을 평가하며, 방역 분야도 협력 잠재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도미니카 대사에게 "한국판 뉴딜에 대한 지지와 협력 의지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고, 라트비아 대사에게는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베요니스 대통령께서 방한해 수교 27년 만에 처음 정상회담을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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