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세라 재빨리 양보한 오세훈-안철수, 25일 유세차량에 누가?

기습적 '양보 전술?'…오세훈-안철수, 누구한테 유리하나


진통을 거듭하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협상이 19일 전격적인 후보 간 ‘동시 양보’로 사실상 타결됐다. 실무협상이 남아 있지만 오세훈, 안철수 후보가 상대의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는 양보를 천명했기 때문에 최종 합의는 시간문제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결국 이기기 위한 양보 승부수를 던졌다고 본다. 단일화 자체는 피할 수가 없고 여론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희생했다’는 이미지를 얻기 위한 전술이라는 얘기다.



안철수 '양보'→진정성 논란→안철수·오세훈 '동시 양보'


양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한발 빨랐다. 안 후보는 전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논란도 있었다.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당 협상팀이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날에 논의했던 안건이 아닌 그 이전의 방식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졌고 국민의힘은 즉각 반박했다. 진정성이 있느냐, 양보하는 척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분위기는 ‘누구든 양보하라’로 급격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줄다리기해봐야 손해가 될 수 있었다. 안 후보와 오 후보는 전날 오후 거의 동시에 상대 조건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각각 발표했다. 오 후보로서는 조금만 더 늦었어도 안 후보에게 ‘양보’를 뺏길 뻔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사전 협의를 하지도 못했다. 김 위원장은 동시 양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서로 양보를 했으니까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어떻게 할 거냐를 스스로 결정해야한다”고만 말했다.



"둘다 양보 알리바이"…오세훈 상승세에 변수될지 관심


극적인 쌍방 양보로 결론 났지만 두 후보의 득실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이 정도로 합의할 거 같으면 국민과 약속(19일까지 단일후보 선출)을 지켰어야 했다”며 “결국 약속을 못 지켰고 김종인 위원장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오 후보의 입지를 넓혀 주지 못하고 지나치게 압박했던 게 아닌가 한다”며 “자칫 오 후보가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오 후보가 국민의당에서 원했던 무선조사 100%를 수용할 생각이 있었지만 당에서 '원칙 있는 단일화'를 강조하면서 결과적으로 단일화 협상에 차질을 빚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후보 간 TV토론에서 사회를 봤던 신율 명지대 교수는 “오 후보가 (선제적 양보의 명분을) 안 후보에게 빼앗기긴 했다”며 “그렇다고 불리해졌다고 볼 수만은 없다. 양보했다는 ‘알리바이’는 두 후보 모두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승자는 없다”며 “이기기 위해 막판까지 고집을 부리다가 불가피한 양보를 서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 등으로 민주당이 지지층 결집도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며 "단일화 문제만 정리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야권이 승기를 잡는다고 본다”고 했다.

여론조사는 20~21일 중 진행될 실무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중 어느 누구의 우세도 예측하기 어렵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흐름에서는 오 후보가 앞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민심이 안 후보가 양보의 포문을 열었다고 평가한다면 결과는 그야말로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결론은 '양보'…오·안 단일화 숨가쁜 하루…주말 중 협상 재개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위)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실무 논의가 주말(20~21일) 중 재개될 전망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양측이 양보 의사를 밝힌 이후인 19일 오후 5시40분쯤 국회 본청 내부에 있는 국민의힘 사무총장실을 찾아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사무총장은 정 사무총장에게 "총장님이 전화를 안 받아서 협상단 회의 재개 요청을 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이 또한 이태규식이냐"며 "신뢰가 안 간다. 후보들끼리 잘 얘기가 됐으니까 상황을 보면서 연락하자"고 했다. 국민의힘은 100석이 넘는 정당인 만큼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당내 정리가 필요한데 마치 타협에 소극적인 것처럼 보이도록 국민의당 측이 취재진 앞에서 몰아가고 있다는 불쾌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다시 이 사무총장이 "후보 간 만남이 없으면 실무협상도 안 하겠다는 거냐"고 묻자 정 사무총장은 "상황을 보자는 거 아니냐. 다 타결됐는데 선수끼리 쇼를 하면 되냐"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취재진이 없는 곳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눈 뒤 각자 국회를 떠났다.

이 사무총장은 정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눈 후 취재진을 만나 "(오늘 실무 협상 재개는) 어렵다고 본다"며 "저희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정 사무총장님이 준비가 되면 연락을 주신다고 했으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극적 타협의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국민의당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격적인 안 후보의 '양보 승부수'에 대응하면서 충분한 당내 협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실제로 오 후보의 '무선전화 100% 수용' 발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내부 사람들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보 선언 이후 오 후보와 잠시 면담을 가진 김 위원장은 취재진이 '오 후보가 무선 100% 수용 입장을 밝힐 때 사전 조율을 했냐'고 묻자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두 사람이 서로 양보를 했으니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어떻게 할 거냐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오 후보의 결정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 후보 측은 당내 분위기를 정리한 후 실무 협상 재개에 나설 전망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는 25일 전에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주말 중에는 최종 조율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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