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적 '양보 전술?'…오세훈-안철수, 누구한테 유리하나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진통을 거듭하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협상이 19일 전격적인 후보 간 ‘동시 양보’로 사실상 타결됐다. 실무협상이 남아 있지만 오세훈, 안철수 후보가 상대의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는 양보를 천명했기 때문에 최종 합의는 시간문제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결국 이기기 위한 양보 승부수를 던졌다고 본다. 단일화 자체는 피할 수가 없고 여론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희생했다’는 이미지를 얻기 위한 전술이라는 얘기다.



안철수 '양보'→진정성 논란→안철수·오세훈 '동시 양보'


양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한발 빨랐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논란도 있었다.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당 협상팀이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날에 논의했던 안건이 아닌 그 이전의 방식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졌고 국민의힘은 즉각 반박했다. 진정성이 있느냐, 양보하는 척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분위기는 ‘누구든 양보하라’로 급격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줄다리기해봐야 손해가 될 수 있었다. 안 후보와 오 후보는 이날 오후 거의 동시에 상대 조건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각각 발표했다. 오 후보로서는 조금만 더 늦었어도 안 후보에게 ‘양보’를 뺏길 뻔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사전 협의를 하지도 못했다. 김 위원장은 동시 양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서로 양보를 했으니까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어떻게 할 거냐를 스스로 결정해야한다”고만 말했다.



"둘다 양보 알리바이"…오세훈 상승세에 변수될지 관심


극적인 쌍방 양보로 결론 났지만 두 후보의 득실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이 정도로 합의할 거 같으면 국민과 약속(19일까지 단일후보 선출)을 지켰어야 했다”며 “결국 약속을 못 지켰고 김종인 위원장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오 후보의 입지를 넓혀 주지 못하고 지나치게 압박했던 게 아닌가 한다”며 “자칫 오 후보가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오 후보가 국민의당에서 원했던 무선조사 100%를 수용할 생각이 있었지만 당에서 '원칙 있는 단일화'를 강조하면서 결과적으로 단일화 협상에 차질을 빚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후보 간 TV토론에서 사회를 봤던 신율 명지대 교수는 “오 후보가 (선제적 양보의 명분을) 안 후보에게 빼앗기긴 했다”며 “그렇다고 불리해졌다고 볼 수만은 없다. 양보했다는 ‘알리바이’는 두 후보 모두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승자는 없다”며 “이기기 위해 막판까지 고집을 부리다가 불가피한 양보를 서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 등으로 민주당이 지지층 결집도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며 "단일화 문제만 정리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야권이 승기를 잡는다고 본다”고 했다.

여론조사는 20~21일 중 진행될 실무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중 어느 누구의 우세도 예측하기 어렵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흐름에서는 오 후보가 앞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민심이 안 후보가 양보의 포문을 열었다고 평가한다면 결과는 그야말로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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