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예고된 결렬?…'2차 데드라인' 남았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2021.3.15/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가 ‘1차 데드라인’을 지키지 못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시민들에게 약속한 후보 등록 마감(19일)까지 단일화는 결국 무산됐다.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18일에도 팽팽한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끝난 건 아니다.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29일 ‘2차 데드라인’까지 열흘이 남았다.

두 후보가 따로 등록을 하게 되면서 투표용지에 이름은 나란히 들어간다. 1차 데드라인을 지켰으면 단일후보 한명만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도 2차 데드라인을 지켜 단일화를 한다면 그 중 한명의 이름에는 ‘사퇴’라는 표시를 할 수 있다. 2차 데드라인마저 넘기면 단일화를 하더라도 투표용지에 아무런 표시 없이 그대로 두 후보 이름이 다 적힌다. 그만큼 단일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안철수' 등장에 예고된 장기전…국민의힘, 후보 못 세우면 존립 흔들려


그동안 두 후보가 줄기차게 19일까지 단일화를 외쳐왔지만 정치권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애초 협상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상당했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여겨지던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전격 뛰어들었을 때부터 긴 줄다리기는 예고됐다. 지난해 12월20일 공식 출사표를 던졌을 때부터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라며 단일화를 전제로 깔았다.

안 후보가 나온 이상 국민의힘에서도 그만한 인지도를 갖춘 인사의 출마가 불가피해졌다. 한 야권 핵심 인사는 “지난 연말 출마를 고심하던 오 후보에게 ‘안철수가 나오는데 당신이 안 나올 수 있겠나’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단일화 실무협상단이 이날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면서 당초 양측이 합의했던 단일화가 19일까지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1.3.18/뉴스1

마침내 이달 4일 국민의힘 주자로 오 후보가 결정되자 본격적인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예언대로’ 제1야당 주자로 확정된 이후 오 후보의 지지율(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균형이 깨질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지도 않았다.

어느 쪽도 양보가 어렵다. 대권에 나갔다가 두 번 연속 서울시장에 도전하게 된 안 후보야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힘으로서도 ‘2번 후보’를 못 내는 상황은 끔찍하다. 대선이 1년도 안 남았는데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이 서울시장 후보도 못 세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당의 존재 이유에 의구심이 들게 한다. 고작 유선전화 조사 비율을 놓고 합의를 못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이들에게는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문제다.



"대국민 약속 어겼다" 여론 부담, 서로 "정신 이상" 내부 파열음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 협상이 길어지는데 비판 여론이 크다. 일찍이 김 위원장은 "단일후보는 일주일이면 만들 수 있다. 당사자들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지,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필요가 없다"고 해왔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는 당사자들 의지 못지않게 ‘원칙 있는 단일화’를 내세우면서 당의 의지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를 ‘안철수를 저평가하는 김종인이 결코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협상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식으로 공격한다. 김무성 전 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 중진들이 나서 김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초선 의원들도 술렁인다.

협상에 최장 열흘의 시간이 더 주어졌지만 협상이 길어질수록 내부 파열음도 커질 수밖에 없는 게 문제다. 여권을 비판할 수 있는 한명숙 전 총리 관련 수사지휘권 발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 각종 악재가 끊임없이 쏟아지는데도 야권은 화력을 서로를 향해 써야하는 판국이다.

이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당 간에 그리고 국민의힘 내에서 서로를 향해 ‘정신이 이상하다’느니 ‘상왕이 있다’느니 하는 거친 공격이 오간다.

핵심은 여론의 향방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이미 대국민 약속을 어겨버렸다”며 “앞으로도 단일화가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3.18/뉴스1


관심도 높여 단일화 효과 '극대화' 시각도…단일화 성사 관측 여전히 '우세'


반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설문문항 등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싸우는 것은 단일화 때마다 있었고 김 위원장의 안 후보를 향한 압박도 전략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야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최대한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긴장감을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보인다”며 “누구보다 노련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비판 여론이 있더라도 국민적 관심이 모이는 것 또한 단일화에 따른 이벤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누가 이길지 그 자체가 흥미를 높일 수 있다”며 “관심이 있어야 지지율이 오르든 떨어지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진통에도 불구하고 단일화가 결국은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신 교수는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60%가량 되는 사람들은 국민의힘을 완전히 버릴 것”이라며 “이를 모르지 않는 야당으로서는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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